10월 추천 여행지

산과 물이 함께 어우러지는 계곡을 떠올리면 대개 초여름 풍경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가을로 접어든 지금, 예상치 못한 반전의 계곡이 있다.
아직 단풍의 물결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3주 후쯤이면 계곡을 둘러싼 숲이 서서히 색을 입으며 또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그곳의 중심에는 세월이 빚은 바위가 있다.
하얗게 빛나는 돌이 물길 속에서 오랜 세월 깎여 만들어낸 독특한 형상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단순히 물줄기를 품은 자연이 아니라, 역사와 전설까지 품어낸 장소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옛 선비들은 이 계곡을 바라보며 글귀를 지어 남겼고, 전쟁의 상처마저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는 잠시 내려놓을 수 있었다고 전해진다.

올가을, 본격적인 단풍철을 앞두고 빛을 발하는 하얀 돌 계곡, 백석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백석탄계곡
“제한된 접근성 덕에 한정적으로 즐기는 자연 여행지”

경상북도 청송군 안덕면 백석탄로 258에 위치한 ‘백석탄 계곡’은 청송 8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히는 신성 계곡 안에 자리한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등재된 명소이자 경북에서 유일하게 10대 관광 콘텐츠로 선정된 자연 자원이다.
이름 그대로 ‘하얀 돌이 반짝이는 개울’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실제로 개울 바닥에는 흰 바위들이 늘어서 있다. 그 바위들은 오랜 세월 동안 하천의 흐름에 깎여 독특한 구멍과 곡선을 만들어냈다.
지질학적으로 포트홀이라 불리는 지형인데, 이곳에서는 특히 그 형태가 다양해 보는 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백석탄 계곡 주변에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한 예로 조어대라는 지명은 예로부터 사람들이 이곳에서 낚시를 즐겼다는 사실을 전한다.

또 다른 명소인 가사연은 풍경을 바라보던 이들이 시상이 절로 떠올라 시를 읊었다는 전승에서 비롯됐다. 계곡은 단순한 경관을 넘어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 감성을 자극하던 공간이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조선 시대에도 백석탄의 아름다움은 기록으로 남아 있다. 인조 때 김한룡이 고와 마을을 개척하면서 맑은 시냇물과 주변 경치를 보고 고계라 불렀다고 한다.
이어 선조 26년에는 고두곡이라는 장수가 왜군에게 부하를 잃고 이곳을 지나다 풍광의 빼어남에 감탄해 마을 이름을 고와동이라 고쳤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렇듯 한 계곡을 둘러싼 자연과 인문적 흔적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흥미로운 역사적 배경을 제공한다.

특히 백석탄은 가을에 찾을 때 가장 빛을 발한다. 지금은 푸른 숲이 계곡을 감싸고 있으나, 약 3주 뒤면 붉고 노란 단풍이 계곡을 둘러싸며 흰 돌과 어우러진다.
물빛, 바위빛, 단풍빛이 어우러지는 시기는 그리 길지 않아 10월 셋째 주 무렵이 탐방의 적기로 꼽힌다. 단풍철이 절정에 이르면 흰 바위와 대비되는 화려한 색감 덕분에 계곡 전체가 마치 수묵화 위에 물감을 덧칠한 듯한 장관을 이룬다.
백석탄 계곡은 연중 상시 개방되며 누구나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주차장은 소형 차량 약 10대를 수용할 수 있다. 특별한 이용 제한은 없지만 자연환경 보전을 위해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드는 10월 셋째 주 이후, 청송의 대표 가을 풍경을 만나러 백석탄 계곡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백석탄의 탄은 개울이 아니라 여울이라고 보는데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