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절정 맞이하는 화왕산
역사와 드라마가 어우러진 봄 산행 명소

창녕 화왕산에 진달래가 물들기 시작했다. 경상남도 창녕군은 화왕산 정상 동쪽 ‘허준 드라마세트장’ 인근에 조성된 진달래군락지가 오는 4월 12일과 13일경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화왕산은 매년 봄 수십만 평에 달하는 진달래 군락이 대지를 물들이며 전국 봄 산행객의 사랑을 받는 명산으로, ‘국민 드라마’ 속 배경지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구역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봄이면 진달래, 철쭉, 수선화 등 다채로운 야생화가 차례로 피어나는 가운데, 이번 주말에는 진달래와 더불어 벚꽃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더욱 이색적인 풍경이 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 아래 옥천리에서 시작하는 옥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허준’뿐 아니라 ‘대장금’, ‘상도’, ‘영웅시대’, ‘조폭마누라’ 등 수많은 작품의 촬영지로 사용된 드라마세트장에 이른다.
이곳은 실제 사극의 세트로 사용된 건축물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어, 드라마 팬들에게는 추억을 되새기고 사진을 남기기 좋은 명소다.
화왕산은 해발 756.6m로, 선사시대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세 개의 분화구가 지금은 용지(연못)로 남아 있다.
특히 정상 부근에 위치한 화왕산성과 억새평원은 봄 진달래 못지않은 풍경으로 주목받는다. 화왕산성은 둘레 약 2.7km에 달하는 석성으로 가야시대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성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곽재우 장군이 의병활동의 거점으로 삼았던 유서 깊은 장소기도 하다. 성 내부는 탁 트인 평지로 약 18.5㏊의 억새군락이 사계절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창녕 목마산성과 함께 남아 있는 이 일대의 유적은 창녕 지역의 가야 문화유산을 증명하는 중요한 자산이다. 화왕산과 목마산성 일대는 ‘창녕조씨 득성비’와 ‘용지’ 등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유적들이 있어 역사 탐방지로도 손색이 없다.
최근 전국적으로 산불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가운데, 화왕산 군립공원 내 지정된 5개 등산로는 현재 개방 중이며, 그 외 산림 지역은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창녕군은 화왕산의 자연경관과 문화유산 보호를 위해 방문객들에게 각별한 산불 예방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도심 속 벚꽃이 아쉬워질 무렵, 조금 늦게 찾아오는 화왕산 진달래는 봄의 마지막 절정을 알린다.
산행과 함께 국민 드라마 속 장면들을 떠올릴 수 있는 추억, 그리고 수천 년을 품은 문화유산까지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봄 여행지로 창녕 화왕산은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
이번 주말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