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만 알았던 겹벚꽃 명소”… 사진 작가들만 아는 봄 여행지

와룡산 자락 아래 숨겨진 겹벚꽃 천국
사천 청룡사

경남 사천 와룡산 자락에는 봄이 깊어질수록 진한 분홍빛으로 물드는 특별한 사찰이 있다. 바로 청룡사다.

일반 벚꽃보다 개화가 늦은 겹벚꽃이 4월 중·하순부터 절정으로 피어나며, 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풍경을 만들어낸다.

다른 벚꽃보다 크고 풍성한 꽃잎을 가진 겹벚꽃이 사찰 곳곳을 뒤덮으며, 이곳을 찾은 방문객들에게 잊지 못할 인생샷 배경을 제공한다. SNS에서도 유명세를 타고 있는 청룡사는 이제 전국의 겹벚꽃 명소로 자리 잡았다.

청룡사는 1978년, 장룡(掌龍) 선사에 의해 도량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역사를 시작했다. 설화에 따르면 장룡 선사는 한 백발노인이 이끄는 인도 아래 이곳에 자리 잡았고, 이곳에서 수백 년의 불교 전통을 다시 잇기 위해 사찰 창건에 힘썼다.

대웅전과 낙성식, 사적비 제막식 등을 통해 사찰의 형태를 갖췄고, 이후 청룡사는 사천시민은 물론 멀리서 찾아온 불자와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불교 유적지가 되었다.

청룡사의 겹벚꽃 군락은 특히 ‘청룡사 극락계단’이라 불리는 메인 포토존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피어난다.

하늘을 가릴 만큼 풍성한 분홍빛이 계단을 감싸며, 계절의 정취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사진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매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수천 명의 방문객이 찾는 이 겹벚꽃 군락은 지난해 사천시가 선정한 ‘사천9경’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며 공식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와룡산과 어우러진 청룡사의 풍경도 감탄을 자아낸다. 산세를 배경으로 펼쳐진 겹벚꽃은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사찰 곳곳에 고요한 기운이 흐르고, 바람에 흩날리는 겹벚꽃잎은 이곳이 왜 불교의 깊은 인연지로 불리는지 자연스레 이해하게 만든다.

주차장에서부터 약 10분 정도만 걸으면 겹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절경이 펼쳐진다. 단, 인생샷을 남기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인기 포토존에서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이른 시간 방문을 추천한다.

겹벚꽃이 주는 진한 봄의 여운은 긴 겨울을 지나 다시 찾아온 계절에 대한 감사를 전하기에 충분하다.

화려함 속의 고요함, 사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겹벚꽃의 생동감이 공존하는 이곳. 4월 중순부터 청룡사는 분홍빛 꽃비가 흩날리는 천상의 풍경 속에서 봄의 절정을 온몸으로 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