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추천 여행지

도심을 따라 흐르는 하천이 봄마다 꽃으로 물든다는 사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물며 한 하천에서 튤립, 벚꽃, 유채꽃, 라일락까지 다양한 봄꽃을 모두 만날 수 있다고 하면, 쉽게 믿기 어렵다.
그러나 안양천을 걸어보면 그 생각이 바뀐다. 길게 이어지는 물길을 따라 걷는 동안 서로 다른 풍경이 차례로 펼쳐진다.
같은 하천이라도 유역마다 조성된 꽃 종류가 달라, 어느 구간에서는 벚꽃이 터널을 이루고, 또 다른 구간에서는 튤립과 라일락이 색을 더한다.
꽃의 색감도, 향기도, 분위기도 걸음에 따라 바뀌기 때문에 걷는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났다면 느끼지 못했을 사소한 계절의 변화들이 천천히 걷는 발걸음 속에 고스란히 담긴다.

안양천은 그렇게, 멀리 떠나지 않고도 봄을 느낄 수 있는 일상 속 여행지다. 길을 정해 걷지 않아도 괜찮다. 어느 방향으로 향해도 그 길 위엔 봄이 흐르고 있다.
안양천
“구간마다 다른 꽃이 반긴다”

안양천은 경기도 의왕시 지지대 고개에서 발원해 군포, 안양, 광명을 거쳐 서울로 이어지며 한강에 유입되는 도시형 하천이다.
총연장 32.5킬로미터, 유역 면적은 286제곱킬로미터에 달하며 규모 또한 큰 편이다.
한강의 제1지류로서 지리적·생태적 가치가 높고, 학의천, 삼성천, 수암천, 삼막천, 오전천, 산본천 등 주요 지천과도 맞닿아 있다.
이 안양천을 따라 경기도 7개 시(안양, 군포, 의왕, 광명, 시흥, 과천, 부천)와 서울시 7개 구(관악, 구로, 금천, 동작, 영등포, 양천, 강서) 등 총 14개 기초자치단체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유역 내 인구는 약 540만 명으로, 수많은 시민들의 삶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하천이다. 유역의 연평균 강우량은 1,203밀리미터, 연평균 기온은 11.8도로 우리나라 평균적인 기후를 보이며, 토양은 사질양토로 비옥한 편이다.
안양천의 가장 큰 매력은 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와 계절별 꽃길이다. 봄이 되면 다양한 지자체들이 각 구간마다 튤립, 벚꽃, 유채꽃, 라일락 등 봄꽃을 심어 계절의 정취를 더한다.
하지만 유의할 점이 있다. 안양천 전 구간에서 모든 꽃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유역마다 조성된 꽃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원하는 꽃이 있는 구간을 미리 확인하고 이동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 구간에서는 튤립이 주를 이루지만 다른 구간에서는 유채꽃이나 라일락이 중심이 될 수 있다. 같은 물줄기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꽃 풍경이 펼쳐지는 점은 안양천만의 차별화된 매력이다.

특히 도심 속에서 가까이 봄꽃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안양천은 훌륭한 선택지다. 진입이 편리하고, 일부 구간은 자전거 도로나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접근성이 좋다.
굳이 멀리 떠나지 않아도 충분히 풍성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 그곳이 바로 안양천이다. 걷는 시간마다 색이 바뀌고, 머무는 장소마다 분위기가 달라지는 이 하천은 도심 속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봄 여행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