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 가동률, 작년 95%→올해 20%대
“펜션업계가 먹여 살린다는 말이 정설인 곳이었는데, 이젠 다 옛말이네요.”
고물가 시대와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민들의 소비위축과 저축습관으로 인해 경기 안산시 대부도의 관광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95%를 훌쩍 넘긴 펜션의 객실 가동률이 올해는 20%대로 급감하며 펜션업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28일 연합뉴스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안산시 대부도에 있는 펜션은 총 674곳이다.
코로나 때보다 불황
안산 대부도는 아름다운 노을, 온 가족이 다 함께 즐기는 갯벌체험, 해안가에 즐비한 바지락 칼국수 및 조개구이 맛집 등으로 많은 방문객이 찾는 관광지다.
이러한 인기를 증명하듯 이곳에서는 방 2~4개, 바비큐장, 수영장, 족구장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 풀빌라 펜션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경기부진이 길어지면서 안산을 찾는 방문객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대부도 펜션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19가 기승을 부려 사업에 타격을 입은 때보다 힘든 상황을 보내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농어촌민박협회 경기도지부 안산지회 회장은 “여기서 펜션을 운영한 지 5년 차인데 지금만큼 힘든 적이 없었다”며 대부도 펜션 5곳의 작년•올해 예약현황표를 제공했다.
작년 예약현황표에는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만큼 예약이 완료되어 있었으나, 올해의 표에는 빈날이 많았다.
안산보다 인천•화성 찾아
펜션업계에서는 1~2월과 6~8월을 성수기, 3~4월과 11~12월을 비수기로 여긴다.
안산지회 회장이 내놓은 현황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5개 펜션의 평균 객실 가동률은 94.8%였다. 그에 반해 올해 1월은 작년의 절반가량에 웃도는 48.3%로 급락했다.
그 뒤를 따르는 2~4월도 지난해 대비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기대되었던 6~7월의 성수기에도 객실 가동률은 각각 55.3%, 48.3%에 그쳤다.
1년 전 대부도에 펜션을 지어 운영 중이라는 A씨는 “대부분의 펜션들이 재작년과 작년의 7~8월에 90% 이상 예약이 되었다면 올해는 60~70%에 그쳤다”며 “저는 그나마 신축한 펜션이라 운영 사정이 나은 것이지, 오래된 펜션은 예약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말했다.
펜션과 부대시설 마련에 큰돈을 대출 및 투자한 업주들은 월 400만 원 이상 되는 대출이자를 갚기도 어려워졌다고 전해진다.
대부도 펜션업계는 소비자들의 저축습관이 더욱 견고해졌을 뿐만 아니라, 국내보다 해외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대부도를 방문하는 이들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부족한 관광인프라와 열악한 교통 사정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즐길거리가 풍부한 인천시와 화성시로 빠져나가는 것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대부도 펜션업체들은 대부도의 건폐율이 20%로 제한되어 펜션을 확장할 수 없다며 인천시•화성시처럼 건폐율을 40%로 높여달라고 안산시에 건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