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천 여행지

높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사이로 햇살이 비치고, 그 아래 조용한 숲길이 펼쳐진다. 산림청에 등록된 수목원도 아닌데, 나무의 수종만 17종, 1,400여 주가 넘는다.
이름만 들으면 일반 정원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민간이 조성한 치유형 녹지 공간이다. 본래 노인복지시설의 정서함양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지금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쉼터로 재탄생했다.
매표소도 없고, 번잡한 관광객도 없다. 대신 사계절 내내 꽃이 피고 지는 작은 숲과 그 안에서 나지막하게 살아 숨 쉬는 계절의 색이 있다.
지금은 초가을, 단풍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이곳의 시간은 한 박자 느리게 흘러간다.

복잡한 도심의 속도에서 벗어나기 좋은 무료 힐링 명소, 아가페정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가페정원
“경사 없는 흙길 산책로, 단풍보다 나무의 구조를 보는 공간”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에 위치한 ‘아가페정원’은 2021년 3월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공간이다.
이 정원은 1970년 故 서정수 신부가 설립한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에서 시작되었으며 시설 내 어르신들을 위한 자연친화적인 환경 조성의 일환으로 가꿔지기 시작했다. 이후 정원은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되며 지역 내 대표적인 쉼터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전체 면적은 넓지 않지만, 정원 곳곳에 식재된 수종이 다양하다. 메타세쿼이아와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17종 1,416주의 수목이 기록되어 있으며 사계절에 맞춰 수선화, 튤립, 목련, 양귀비, 백일홍 등의 초화류가 교차로 피고 진다.
이로 인해 특정 시기에 집중되지 않고 연중 다양한 식생을 관찰할 수 있다.

정원 내 조경은 자연의 형태를 크게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조성되었다. 하늘로 수직으로 솟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일렬로 정돈돼 있으며 그 사이를 따라 난 숲길은 인위적 구조물 없이 흙길 그대로 유지된다.
향나무와 오엽송, 소나무 등 관상수도 함께 배치돼 있어 산림욕에 가까운 조용한 걷기 경험을 제공한다. 전체 동선은 경사 없이 구성돼 있어 고령자나 어린이도 큰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다.
계절이 깊어지는 10월이면 정원 내 단풍나무와 공작단풍이 점차 색을 입기 시작하며 메타세쿼이아의 황금빛 변화도 뒤따른다.
그러나 현재 시점인 9월 중순에는 단풍이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고, 주로 초록 수목과 늦여름의 남은 꽃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계절 변화에 민감한 관람객이라면 방문 시기와 맞는 수종 정보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운영시간은 하절기 기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동절기에는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로 정해져 있어 방문 전 일정을 조율해야 한다.
입장료는 무료이며 주차 공간은 별도로 마련되어 있어 자가용을 이용한 접근도 무리가 없다. 단, 주말과 공휴일에 방문할 경우 최소 2주 전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예약은 전화로 가능하며 시설 운영 특성상 현장 접수는 받지 않는다.
공공기관이나 상업시설이 아닌, 사적인 마음에서 조성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아가페정원은 이색적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에서 시작됐지만 지금은 누구나 조용히 들러 자연을 마주할 수 있는 열린 정원이다.
한정된 운영 조건 안에서 더욱 귀한 자연 경험을 제공하는 이곳. 초가을, 숨겨진 정원을 따라 걷고 싶다면 아가페정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