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열린 숲, 직접 보면 말이 안 나와요”… 부담 없이 산책하기 딱 좋은 무료 민간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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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강시몬 (익산시 ‘아가페정원’)

50년 넘게 누구에게도 열리지 않았던 숲이 있다.

울창한 수목들 사이, 사람의 손길보다는 자연의 시간이 먼저 닿았던 그곳은 오랜 세월 동안 단 한 사람, 어르신들의 안식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었다.

외부인의 접근이 철저히 차단된 채, 조용히 생명을 키워온 이 정원은 어느 날 문을 열었다. 그리고 비밀의 숲이 드러나자, 사람들은 이곳을 정원이자 쉼터로 기억하기 시작했다.

풍경이 주는 위로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다. 특히 한적한 겨울, 꽃보다 나무의 구조미가 드러나는 시기엔 이곳의 진면목이 더욱 빛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강시몬 (익산시 ‘아가페정원’)

전라북도에서 네 번째로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이 특별한 공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가페정원

“높이 40m 메타세쿼이아 터널, 무료 개방된 민간정원으로 인기”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강시몬 (익산시 ‘아가페정원’)

전북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에 위치한 ‘아가페정원’은 1970년 故 서정수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 정양원을 설립하며 조성한 공간이다.

원래는 어르신들의 산책과 휴식을 위한 정원으로,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2021년부터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되면서 ‘비밀의 정원’이라는 별칭과 함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이 정원은 단순히 조경된 공간을 넘어, 역사와 휴식, 치유의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는 장소다.

이 정원의 대표적인 명소는 ‘메타세쿼이아 산책로’다. 높이 약 40미터에 이르는 메타세쿼이아 나무들이 일렬로 뻗어 웅장한 터널을 만들고, 길을 따라 걷는 이들은 마치 자연의 성전 안을 걷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강시몬 (익산시 ‘아가페정원’)

겨울철엔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나무줄기와 하늘이 만들어내는 선의 미학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시각적인 인위함 없이도 경건한 분위기가 감돌며 걷기만 해도 정적인 감정이 차오른다.

정원에는 이외에도 섬잣나무, 공작단풍을 포함한 17종, 총 1,400여 주의 수목이 식재되어 있다.

봄과 여름에는 수선화, 튤립, 양귀비, 장미 등이 정원을 화려하게 수놓지만, 겨울철에는 자연 그대로의 형태미를 감상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

이런 정적의 계절엔 오히려 꽃이 피지 않아도 정원의 구성과 깊이를 더 명확하게 느낄 수 있다.

출처 : 아가페정원 (익산시 ‘아가페정원’의 겨울 풍경)

정원 깊숙한 곳에는 영국식 포멀가든(Formal Garden)도 마련되어 있다. 기하학적 구성이 두드러지는 이 정원은 대칭 구조와 절제된 꽃 배치로 이국적인 정원 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한국식 자연형 정원과 다른 방식으로 짜인 공간 구조는 걷는 내내 다른 감각을 자극하며 이곳이 단순한 휴식처 그 이상임을 보여준다.

관람 시간은 하절기(3월~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동절기(11월~2월)에는 오후 4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입장료는 무료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사전 예약제로 운영될 수 있어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전화 예약(063-843-7294)을 통해 미리 접수하는 것이 좋다. 평일은 별도 예약 없이 입장이 가능하다.

출처 : 아가페정원 (익산시 ‘아가페정원’의 겨울 풍경)

사람이 다녀간 흔적보다 시간이 만든 결이 더 두드러지는 계절, 한적하고 조용한 숲길에서 차분한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이 민간정원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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