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 여행지

해가 짧아지는 11월, 일몰 시간을 여행 동선의 중심에 둘 수 있다면 해안 드라이브만큼 확실한 선택도 없다.
강한 햇볕이 누그러지고 차량 흐름도 한결 여유로워지는 이 시기, 혼잡한 관광지를 피해 도로 위에서 풍경을 누릴 수 있는 코스가 특히 주목받는다.
여느 섬처럼 해안을 따라 도는 순환형 도로가 많은 제주에서도 이 구간은 구조와 구성 면에서 다르다. 바다와 나란히 달리면서도 걸을 수 있고, 쉬어갈 수 있고, 머무를 수도 있다.
드라이브가 중심이지만 도보·자전거·정차·체류형 여행까지 모두 가능한 복합형 코스로, 단순한 이동 경로 이상의 기능을 한다.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해안 코스라는 접근성 덕분에 여행의 시작 혹은 마지막을 이곳으로 계획하는 이들도 많다.

길의 길이가 짧지 않은 데다 중간 기착지가 풍부해 전 구간을 관통해 이동하는 방식 외에도 선택적 이용이 가능하다. 9km 해안 드라이브 코스, 애월해안도로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애월해안도로
“차량·도보·자전거 동선 분리, 보기 드문 해안 힐링코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에 위치한 ‘애월해안도로’는 제주시 북서부 해안을 따라 형성된 길이 약 9km의 도로다.
제주국제공항에서 차량으로 약 10km 거리에 있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진입할 수 있으며 비행기 도착 직후 바로 이동하거나 출발 전 마지막 코스로 포함시키기에도 효율적이다.
이 도로는 제주올레길 16코스와 일부 구간이 겹치며 지역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코스로도 공식 등록돼 있다.
차량을 이용해 이동하면 도로 오른편으로는 파도와 현무암 지대가 펼쳐지고, 왼편으로는 애월읍 일대의 마을과 완만한 경사가 시야에 들어온다.
단순한 도로 이동에 그치지 않고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자 산책로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 라이딩과 트레킹을 병행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차량, 자전거, 도보 이용자가 서로 간섭 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분리 구간이 구성된 점도 특징이다.

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다 보면 구엄포구, 남도리쉼터, 신엄리 방파제, 고내포구, 다락쉼터, 큰 바위 얼굴 등 다양한 해안 지형지대를 순차적으로 만나게 된다.
각 지점은 주변 경관을 조망하거나 짧은 산책을 하기에 적합하며 차량 정차 공간도 별도로 마련돼 있다.
특히 방파제 구간은 바다를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지점으로, 수면과 도로의 높이차가 크지 않아 해안선을 실감 있게 체험할 수 있다. 바람이 강한 날에도 큰 방풍림 덕분에 안정적인 관람이 가능하다.
애월해안도로의 또 다른 장점은 체류 기반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이다. 해안 도로 주변으로는 중소형 숙박시설과 카페, 음식점이 일정 간격을 두고 배치돼 있다.
바다를 향해 창을 낸 카페는 차량 이동 중 머무르기에 적합하며 실내 좌석뿐 아니라 야외 테라스를 갖춘 곳도 많다. 일정이 여유로운 경우 도로 인근 숙소를 이용해 일몰과 일출을 모두 감상하려는 여행객의 비중도 높은 편이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단순 당일 방문보다는 1박 이상을 전제로 한 코스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
애월해안도로는 연중무휴로 이용 가능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 차량 주차 역시 각 쉼터 및 주변 공용 공간을 통해 수월하게 이뤄진다.
도로 자체는 지방도 역할도 수행하지만, 관광용 경로로서의 비중이 높아 이용자 중심의 시설 배치가 잘 이루어져 있다.
11월처럼 날씨는 선선하고 하늘은 맑은 시기에 자동차 창문을 조금 열고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이동할 수 있는 이 해안 드라이브 코스를 따라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