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으로 보이기 싫었던 대만인,
결국 세계 각국 언어로 스티커 출력

최근 해외여행 중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것을 피하려는 대만인들의 독특한 아이디어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저는 대만 사람이에요. 중국인이 아니에요. 좀 잘해주세요”라는 문구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등 여러 언어로 적힌 스티커를 출력한 대만인의 SNS가 화제를 모았다.
이 스티커는 주로 여행용 캐리어나 가방에 붙이는데, 대만 국기가 함께 디자인된 경우도 많다.

이는 단순히 오해를 피하려는 재치 있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대만 사람들의 독립적인 정체성을 드러내고 강조하는 상징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대만인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이유는 해외여행 중 겪는 불편함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대만 여권에 적힌 ‘Republic of China'(중화민국)라는 표기로 인해 대만인이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사례도 많았기 때문이다.
대만 내에서는 이를 계기로 여권에서 ‘China’라는 단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이에 찬성했다.

이는 대만인들이 자신들이 중국과는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작년에는 쿠바 공항에서 대만 여권을 소지한 여행객들이 입국을 거부당하는 일이 발생해 대만 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쿠바 출입국관리소 측은 “대만 여권으로는 입국할 수 없다. 중국 여권만 인정된다”는 입장을 밝혔고, 여행객들은 긴 대기 끝에 송환되거나 입국이 좌절됐다.
비슷한 사례로, 인도네시아의 전자 세관 신고서에는 대만이라는 국적 선택지가 없고, ‘중국’을 선택해야만 등록할 수 있는 문제도 대만 사회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이처럼 대만인들이 해외에서 중국인으로 오해받는 것은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정체성과 직결된 문제다.
스티커의 인기는 대만인들이 해외에서 자신들을 더 분명히 표현하고, 오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이러한 스티커에 대해 “참신하고 재치 있는 아이디어”라는 긍정적인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