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지 말고, 세워서, 안쪽에”… 5060 건강 지키는 달걀 보관 ‘3대 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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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나의 온기에 무너지는 신선함
문을 열 때마다 흔들리는 생명력
작은 습관이 바꾸는 식탁의 안전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창밖엔 아직 겨울의 잔상이 남아 차가운 바람이 창문을 두드리지만, 주방의 가스레인지 위는 보글보글 끓는 찌개 소리로 온기가 가득하다.

2월의 알싸한 새벽 공기를 뚫고 가족의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냉장고 문을 열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문 칸에 정렬된 달걀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그 찰나의 편리함 뒤에는 우리가 미처 몰랐던 식중독균의 위협과 신선도의 급격한 추락이 숨어 있다.

기자의 시선을 따라 냉장고의 구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문 쪽 칸’은 사실 달걀에게 가장 가혹한 유배지와 다름없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냉장고 내부 설정 온도가 영상 3도에서 4도 사이를 유지할 때, 빈번하게 여닫히는 문 쪽의 온도는 어느새 영상 9도까지 치솟아 있다.

이 6도라는 미묘한 차이는 달걀 내부의 중심부 온도를 끌어올려 미생물이 번식하기 가장 좋은 ‘기회의 창’을 열어준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달걀을 반드시 냉장고 깊숙한 안쪽에 보관하라고 권고하는 이유도 바로 이 온도 유지에 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우리가 무심코 문을 여닫을 때 발생하는 ‘진동’이다. 냉장고 문이 닫힐 때마다 전해지는 미세한 충격은 달걀 내부의 치밀한 구조를 조금씩 파괴한다.

설상가상으로 이 충격이 반복되면 달걀 껍데기에 육안으로는 식별조차 불가능한 미세한 금(Hairline crack)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 미세한 틈은 외부 세균이 단백질 덩어리인 달걀 속으로 침투하는 고속도로가 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신선함을 박제하듯 붙잡아두고 싶다면 보관의 기술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 달걀을 세울 때는 반드시 뾰족한 부분이 아래를 향하게, 둥근 부분이 위를 보게 두어야 한다.

둥근 쪽에 위치한 기실(공기 주머니)이 위로 가야만 가스 교환이 원활해져 생명력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이다.

또한, 깨끗하게 먹이고 싶은 마음에 보관 전 달걀을 물로 씻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다.

달걀 껍데기를 감싸고 있는 큐티클층이라는 천연 보호막이 물에 닿아 파괴되는 순간, 외부 오염물질은 여과 없이 내부로 스며든다.

조리를 위해 달걀을 집어 들었다면, 껍데기를 만진 뒤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손을 씻는 마지막 단계까지 잊지 말아야 한다.

겨울의 끝자락,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힘은 거창한 보약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냉장고 속 ‘달걀의 위치’를 옮기는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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