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사망률 34% 감소
생활 수칙 준수가 필수

“암을 이겨낸 후 어떻게 살아야 할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암 예방 생활 수칙을 철저히 실천한 암 생존자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사망률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 활동을 지속하고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인 그룹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서 암은 40년째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연간 암 사망자는 8만5천271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4%를 차지한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암 생존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해 현재 3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암 생존자의 건강 유지와 이차 암 예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암 생존자도 일반적인 암 예방 생활 수칙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세계암연구기금(WCRF)과 미국암연구소(AICR)는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권고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권고안에는 건강한 체중 유지, 지속적인 신체 활동, 야채와 과일이 풍부한 식단, 패스트푸드 및 가공식품 섭취 제한, 가공육과 붉은 고기 섭취 제한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이러한 생활 수칙이 실제 암 생존자의 사망률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었다.

이에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팀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진행된 도시 기반 코호트연구(HEXA study)에 참여한 40~69세 13만9천267명을 대상으로 평균 10.1년 동안 추적 연구를 실시했다. 이 중 암 생존자는 5천585명이었다.
연구팀은 암 생존자를 세계암연구기금의 암 예방 수칙 준수 정도에 따라 ‘낮음’, ‘중간’, ‘높음’ 세 그룹으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모든 항목을 철저히 준수한 그룹(높음)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34% 낮았다. 중간 점수를 받은 그룹 역시 사망률이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체 활동 유지와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이 사망률 감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에 따르면, 중강도에서 고강도 운동을 주 150분 이상 실천한 암 생존자의 사망률은 신체 활동이 거의 없는 그룹보다 23% 낮았다. 또한, 패스트푸드를 제한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률이 22% 감소했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이 암 전이의 주요 원인인 저산소증을 줄이고 혈류 개선과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패스트푸드 섭취 제한은 혈당 부하와 염증 반응을 줄이고, 종양 성장과 전이를 막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 신애선 서울대학교 교수는 “암 예방 권고 수칙 준수 여부와 사망률의 연관성은 암 치료 후 5년 이상 장기 생존한 그룹에서 두드러졌다”면서 “이는 서양 인구에서 수행된 코호트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만큼 암 치료 후 사망 위험을 낮추려면 암 예방 권장 사항을 포괄적으로 준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암을 이겨낸 후의 삶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신체 활동을 지속하고 건강한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사망 위험을 낮추는 핵심 요소로 밝혀진 만큼, 암 생존자들은 이러한 생활 습관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