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외기 먼지에 불붙는다
최근 5년 새 에어컨 화재 1.8배
전기 접촉 불량·과열이 주된 원인

여름이 되면 찬바람보다 먼저 터지는 경보음이 있다. 바로 에어컨 화재다.
에어컨이 있어야 숨통이 트이는 무더위 속, 아이러니하게도 에어컨이 화재의 발단이 되는 일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5년간 국내 에어컨 화재는 1.8배 가까이 증가했다. 냉방기가 ‘생존가전’이 된 시대, 가장 가까이에서 불씨를 키우고 있는 건 바로 우리가 방치한 실외기와 전선이다.
에어컨 화재, 왜 이렇게 늘었나
행정안전부는 지난 5년간(2020~2024년) 에어컨으로 인한 화재가 약 1.8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선풍기 화재도 1.4배 늘었다.

가장 사고가 집중된 시기는 8월로, 하루 평균 두 건에 가까운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원인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전기적 요인’이었다. 에어컨 화재의 79%, 선풍기의 66%가 전기 접촉 불량, 누전 등에서 시작됐다.
그 외에는 모터 과열, 부주의한 설치나 사용으로 인한 기계적 문제가 뒤를 이었다.
실제로 실외기에 먼지가 쌓여 내부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올라가거나, 용량이 맞지 않는 멀티탭을 사용해 과열되는 사례는 무더위만큼 흔한 위험이다.
실외기 주변, 청소만 잘해도 다르다
화재 예방의 가장 기본은 청소다. 특히 에어컨 실외기에 먼지가 쌓이면 열 배출이 원활하지 않아 내부 온도가 치솟는다. 행정안전부는 “에어컨을 가동하기 전, 실외기 주변 먼지 제거는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외기는 대부분 건물 외벽이나 베란다 외부에 설치돼 있기 때문에 비, 습기, 흙먼지 등에 취약하다. 외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는 만큼 정기적인 청소와 점검이 필수다.
또한 팬 날개에 손상이 있거나 평소와 다른 진동, 소음이 발생한다면 사용을 즉시 멈추고 전문가 점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콘센트는 전류량에 따라 고용량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문어발식 전원 사용이나 케이블이 꺾이는 구조는 피해야 한다.
선풍기도 안심 금물…모터 열 막지 말아야
에어컨보다 덜 위험할 것 같은 선풍기 역시 여름철 화재의 또 다른 주범이다. 장기간 보관했던 선풍기를 꺼낼 때는 먼저 모터 내부에 쌓인 먼지를 제거해야 한다.

작동 중에는 송풍구에 옷가지나 수건을 걸치지 않도록 하고, 전선이 무거운 물건에 눌리거나 꺾이는 상황도 피해야 한다. 전원선을 잡아끌거나 당기는 행위는 누전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밀폐된 실내에서 에어컨과 선풍기를 동시에 오래 틀 경우, 기기 과열 위험이 높아지므로 환기와 타이머 설정 등의 기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에어컨과 선풍기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품이 됐다. 그러나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기기가 화재를 부르는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점검과 청소, 그리고 사용 습관까지 ‘여름철 안전의 기본’으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