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경쟁력 흔들리나?
시가총액 1조 달러 붕괴

전기차 업계를 이끌던 테슬라가 유럽에서 큰 타격을 입었다. 25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장중 9% 급락하며 시가총액이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는 2024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발생한 일로, 유럽 시장에서의 저조한 판매 실적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뉴스1 보도 및 해외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테슬라의 유럽 내 신차 등록 대수는 9945대로 전년 동기 대비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럽 전체 전기차 시장은 37% 성장했으나, 테슬라는 반대로 하락세를 보였다.

프랑스에서는 판매량이 63% 감소하며 2022년 8월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고, 독일에서도 1277대만 판매돼 2021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영국에서도 중국 전기차 업체 BYD에 처음으로 밀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슬라의 부진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째,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의 정치적 발언이 유럽 소비자들에게 반감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이다.
그는 독일 극우 성향 정당인 ‘독일대안당(AfD)’을 지지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또한, 유럽연합(EU)에 대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하며 정치적 긴장을 조성했다.

둘째,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통해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BYD와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등의 기업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SAIC의 경우 1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37% 증가하며 2만3000대를 기록,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셋째, 테슬라 내부의 운영 문제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가격 인하를 통한 판매 확대 전략을 펼쳤으나, 올해 들어 일부 시장에서 재고 부족이 발생했다.
또한, ‘모델 Y’의 신형 출시로 인해 생산 공정이 변경되면서 공급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악재들이 겹치면서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25% 이상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가 1% 넘게 떨어진 가운데, 테슬라는 8% 이상 하락하며 302.80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이에 따라 시가총액은 9740억 달러로 감소했다.
향후 테슬라의 전망은 불확실하다. 유럽 시장에서의 부진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테슬라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관건이다. 가격 조정이나 신모델 출시 등 전략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로 불렸던 테슬라가 유럽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과연 테슬라는 이 난관을 극복하고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아니면 경쟁 업체들에게 주도권을 내줄 것인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