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감소
글로벌 업계 예의 주시 중
미국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가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차량 인도량 감소를 기록했다. 이 충격적인 소식에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술렁이고 있다.
2024년 연간 인도량이 178만 대에 그쳐 전년 대비 1%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새해 첫 거래일인 2일, 테슬라의 주가는 하루 만에 6% 이상 급락하며 투자자들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테슬라의 연간 인도량 감소는 창업 이후 처음이다. 테슬라는 2024년 4분기 동안 약 49만 5천 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시장의 기대치인 약 50만 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간 총 인도량 역시 178만 9천 대로, 2023년의 180만 8천 대보다 감소했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입지가 흔들리면서 주요 시장인 유럽과 중국에서의 경쟁 압박이 그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4% 감소했으며, 특히 11월의 차량 등록 건수는 3만 대에서 1만 8천 대로 급감했다. 중국에서도 테슬라의 주력 모델 Y가 판매량 증가 폭이 시장 평균을 밑돌며 부진을 보였다.
미국 현지 언론은 테슬라의 실적 부진이 발표되자마자 주가가 한때 7%까지 폭락했으며, 최종적으로 6.08% 하락한 379.2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여전히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BYD는 테슬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BYD는 순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을 포함해 총 427만 대를 판매하며 테슬라를 두 배 이상 앞섰다.
유럽에서는 폭스바겐과 BMW, 한국의 현대차·기아도 새로운 모델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테슬라의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차세대 기술 투자에 집중했다.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 전용 로보택시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이로 인해 핵심 차량 라인업 개선과 더 저렴한 전기차 출시가 지연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는 최근 정치적 행보로도 화제를 모았다. 머스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운동에 적극 참여하며 약 2억 7천만 달러를 지원했고, 이후 트럼프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임명됐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핵심 사업에 집중해야 할 머스크의 관심을 분산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테슬라는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를 넘어 에너지 저장 배터리와 자율주행 기술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의 수익이 차량 판매에서 발생하고 있어 핵심 사업의 부진은 테슬라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려면 가격 경쟁력과 혁신적인 차량 라인업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시장에서는 전기차 인센티브 축소와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외부 요인이 테슬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금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전략적 전환이 필요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