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대만 제작된 벚꽃의 예술
기억을 자수로 수놓은 팬텀 체리
롤스로이스, 이동수단을 넘다
롤스로이스가 단 하나의 추억을 예술로 구현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팬텀 체리 블로섬(Phantom Cherry Blossom)’.
유년 시절 가족과 함께한 벚꽃놀이의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한 고객이 의뢰했고, 이 특별한 순간은 3년에 걸친 수작업 끝에 하나의 차량으로 탄생했다.
롤스로이스는 이 모델을 통해 ‘기억이 예술이 되는 과정’을 증명했고, 단 한 대만 제작되는 이 맞춤형 차량은 자동차를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팬텀 익스텐디드 모델을 기반으로 제작된 팬텀 체리 블로섬은 롤스로이스의 맞춤 제작 프로그램인 ‘비스포크’를 통해 완성됐다.
차량의 천장에는 흰 벚꽃이 흩날리는 나뭇가지가 수놓아진 스타라이트 헤드라이너가 적용됐고, 이 디자인은 뒷좌석 도어 패널과 프라이버시 파티션으로 부드럽게 연결된다.
가장 주목받는 자수 작업에는 무려 25만 번 이상의 바늘질이 들어갔다. 이 작업에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으며, 천장 자수만 해도 약 3주가 걸렸다고 한다.
특히 ‘오프셋 타타미’라는 전통 직조 기법을 응용해 실의 질감을 극대화했고, 롤스로이스 역사상 처음으로 3D 입체 자수 기술도 도입됐다.
꽃잎 하나하나는 수작업으로 형태를 잡아 조명 아래에서 은은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마치 공간에 벚꽃이 실제로 날리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차량 외장에는 ‘크리스탈 오버 아틱 화이트’ 색상이 적용됐다. 이 색은 깨끗한 설경을 연상케 하는 청량한 이미지를 전달하며, 실내 디자인과 정서적으로 연결된다.
차체를 따라 이어지는 코치라인은 뒷문까지 가늘게 흘러가며 마무리되고, 그 안에는 작은 벚꽃 모티프가 정교하게 그려져 있다.
차량 도어 안쪽에 숨겨진 비스포크 우산의 안감에도 동일한 벚꽃 테마가 이어진다. 외관과 실내, 그리고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의 감정선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팬텀 체리 블로섬은 단지 고급 소재와 장인의 손길을 나열한 결과물이 아니다. 이는 개인의 감정과 기억을 실내 공간에 새겨 넣은 하나의 예술 시도이자, 시간을 머무르게 한 창조물이다.
롤스로이스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이동수단’의 개념을 뛰어넘는 브랜드 철학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익명의 하루였던 벚꽃놀이의 순간이 세상 단 하나뿐인 차량으로 되살아났다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이 차량의 가치는 가격표로 환산될 수 없는 예술의 영역에 다가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