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한계인가?
판매량 절반 감소

세계 자동차 시장이 EV(전기차)로의 전환 속에서 격동의 한 해를 보낸 가운데, 포르쉐의 전기차 ‘타이칸’이 2024년 글로벌 판매량에서 전년도 대비 49% 급락하며 큰 충격을 안겼다.
포르쉐는 2024년 전 세계적으로 총 31만 718대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3%의 감소를 기록했다. 특히 중국 시장에서는 28%의 판매량 감소를 보이며 브랜드의 성장이 둔화됐다.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전체 판매량 감소에만 그치지 않았다. 전기차 전환에 박차를 가하던 포르쉐의 야심작, 타이칸은 전 세계에서 단 2만 836대만이 팔리며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포르쉐 측은 이 같은 급감의 원인으로 모델의 중간 주기 부분변경과 전반적으로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전기차 전환 속도를 꼽았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기술적 요인만이 아니었다. 구매자들이 전기차의 감가상각과 기술적 문제를 우려하며 구매를 망설이는 추세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면 내연기관(ICE) 차량은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포르쉐의 대표 SUV 모델 ‘카이엔’은 10만 2889대가 판매되어 전년 대비 18% 증가하며 2024년 포르쉐의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또한 ‘911’은 5만 941대로 2% 상승, ‘718 박스터 및 카이맨’은 2만 3670대로 15%의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718 모델은 유럽 시장에서 사이버 보안 규제에 의해 단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인기가 지속됐다.

EV 모델 중에서는 2024년 9월 말 출시된 ‘마칸 EV’가 1만 8278대를 판매하며 선전했다. 다만 출시 초기의 높은 관심이 지속될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포르쉐 딜러들은 이미 많은 선주문을 처리했지만, 차량 재고 증가와 초기 할인 프로모션이 장기적으로 EV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2024년은 전기차가 세계 자동차 시장의 중심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여전히 걸림돌이 많음을 보여준 해였다. 특히 고가의 럭셔리 전기차는 경제적 부담과 시장 성숙도의 문제로 인해 판매량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포르쉐는 전기차 라인업 확장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하면서도, 기존 내연기관 차량과의 조화를 모색하는 등 유연한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

포르쉐의 상징적 모델인 ‘타이칸’의 위기는 단순한 판매 부진 그 이상을 시사한다. 이는 전기차 전환 속도의 현실적인 한계와 럭셔리 브랜드의 도전 과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과연 포르쉐가 이를 극복하고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 다시 한번 전설을 써 내려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