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진 성능·낮은 유지비가 비결
전기 모델 압도

1톤 트럭 시장에서 예상과는 다른 흐름이 펼쳐지고 있다.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디젤 트럭이 자취를 감춘 이후, 많은 이들이 전기 트럭이 시장을 점령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현실은 LPG 트럭이 선전하며 예상 밖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판매 10만 대를 돌파하며 전기 트럭을 월등히 앞질렀다.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포터2와 기아 봉고3의 LPG 모델은 2024년 1월 말 기준 누적 판매량이 10만2405대에 이르렀다.
이는 2023년 12월 출시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달성한 성과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2024년 1톤 트럭 시장에서 LPG 모델의 판매 비중은 84%에 달하는 반면, 전기 모델은 16%에 그쳤다.

LPG 트럭의 급부상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가장 큰 요인은 향상된 성능이다. 기존 LPG 차량이 출력이 낮다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신형 LPG 1톤 트럭은 LPG 직접분사(LPDi) 엔진을 탑재하며 이를 극복했다.
디젤 모델(135마력)보다 강한 159마력의 출력을 자랑하며, ‘힘이 부족하다’는 오해를 완전히 불식시켰다. 연료 효율성도 높아, 자동변속기 기준 연료 완충 시 488km, 수동변속기는 525km까지 주행할 수 있다.
여기에 충전 시간도 단 3분 내외로 짧아 운전자들이 빠르게 연료를 보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경제성 또한 무시할 수 없다. LPG는 디젤 대비 연료비가 낮고, 배기가스 저감장치(SCR) 요소수가 필요하지 않아 유지비 부담이 줄어든다. 이러한 장점 덕분에 용달 사업자들의 LPG 트럭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도 LPG 트럭은 주목할 만하다. 미세먼지 배출량은 북미 배출가스 규제 SULEV30 기준의 4%에 불과하며, 기존 디젤 모델과 비교했을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 줄이는 효과가 있다.
누적 판매 10만 대를 기준으로 연간 1만km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온실가스 배출량 1만6000톤, 질소산화물 106만 톤을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LPG 트럭의 인기로 인해 국내 LPG 차량 등록 대수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통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 LPG 차량 등록 대수는 186만1402대로, 전년 대비 1만5812대 증가했다.
LPG 차량 등록 대수가 연간 기준으로 증가한 것은 2010년 이후 14년 만의 일이다.

이에 발맞춰 LPG 업계도 충전 인프라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전국 1915개소에서 LPG 충전소가 운영 중이며, 업계는 운전자 편의를 위해 셀프충전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간이충전소 도입도 검토 중이다.
디젤 트럭이 사라진 1톤 트럭 시장에서 전기 트럭이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실용성과 경제성, 성능까지 모두 잡은 LPG 트럭이 빠르게 시장을 점령하며 1톤 트럭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