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 중 화재 우려’ 소비자 불안 ↑
혼다, 배터리·연료펌프 결함 이슈

혼다의 간판 모델들이 잇따라 결함 문제를 일으키며 대규모 리콜에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최근에는 하이브리드 SUV 모델인 ‘CR-V 하이브리드’가 화재 위험으로 리콜 대상에 올랐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따르면, 해당 차량의 리튬이온 배터리 팩 내부 결함이 화재 가능성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리콜은 2022년 10월 6일부터 2023년 1월 24일 사이에 생산된 2023년형 CR-V 하이브리드 98대를 대상으로 한다.
혼다 측은 제조 공정의 문제로 배터리 음극 단자의 구리 클래딩 두께가 불충분하게 생산되면서 단자가 파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손된 단자가 알루미늄과 접촉하면 전해질이 누출되며 불꽃을 발생시킬 위험이 있다.

혼다는 오는 11월 27일부터 소유주들에게 리콜 통지서를 발송해, 문제 있는 배터리 모듈을 무상 교체할 계획이다.
해당 배터리를 공급한 파나소닉은 지난해 자체 검사에서 해당 문제를 파악했지만, 혼다는 올해 초까지 원인을 찾지 못했다가 추가 조사 끝에 9월 최종 리콜을 결정했다.
혼다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혼다는 고압 연료펌프 결함으로 북미 지역에서 72만 대의 차량을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은 2023~2025년형 CR-V 하이브리드, 2023~2024년형 어코드 및 어코드 하이브리드, 2025년형 시빅 등 인기 차종이다.

혼다에 따르면, 해당 연료펌프는 일본의 히타치 아스테모(Hitachi Astemo Ltd)가 공급했으며,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불량이 원인이다.
펌프 내부에 균열이 생기면서 연료가 누출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주행 중 화재 위험을 높일 수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혼다는 결함과 관련된 사고 보고는 아직 없지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혼다는 리콜 대상 차량의 소유주들에게 12월부터 안내문을 발송하고, 결함이 있는 연료펌프를 무상으로 교체할 예정이다. 차량에서 연료 냄새가 나거나 경고 신호가 나타난다면 즉시 혼다 서비스센터에 연락할 것을 당부했다.

혼다는 최근 다양한 결함으로 인해 수백만 대의 차량을 리콜하며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조향 장치 결함으로 이달 초 미국 시장에서만 170만 대를 리콜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연료펌프와 배터리 문제까지 겹치면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과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한, NHTSA는 혼다의 어코드와 CR-V 모델 약 300만 대를 대상으로 자동 비상 제동 시스템(AEB)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현재까지 31건의 충돌 사고와 58건의 부상 사례가 보고되었으며, 조사 결과에 따라 더 큰 규모의 리콜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토요타, 닛산과 함께 일본 자동차 산업을 대표하는 혼다는 연이은 리콜 사태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품질 관리 강화와 신속한 문제 해결이 혼다의 장기적인 브랜드 회복에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