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전 경기서 LMP2 클래스 정상
제이미 채드윅, 여성 최초 우승 기록
내년 WEC·르망 24시 정조준

“처음 나갔는데 우승을 했다고?”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서킷을 뒤흔든 이 놀라운 소식은 제네시스가 글로벌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남긴 인상적인 첫 발자국이었다.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창단한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은 지난 6일(현지시간), 유럽 내구 레이스 ‘2025 유러피언 르망 시리즈(ELMS)’ 개막전에서 LMP2 클래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전체 종합 순위에서도 2위에 오르며 데뷔전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 성과는 제네시스가 앞으로 도전할 ‘르망 24시’와 ‘월드 인듀어런스 챔피언십(WEC)’을 앞둔 본격 실전 테스트이자 전초전이었다.
ELMS는 유럽 6개국(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포르투갈)을 순회하며 열리는 고난도 내구 레이스 대회다. 참가팀들은 최대 4시간 동안 쉼 없이 주행하며 차량의 내구성과 드라이버의 집중력, 팀 전략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제네시스는 프랑스 레이싱팀 IDEC 스포츠와 협업해 LMP2 클래스에 출전했다. LMP2는 모든 팀이 동일한 섀시(오레카 07)와 엔진(Gibson V8)을 사용하는 클래스다.
기술적 차이를 배제하고 오직 드라이버의 실력과 팀워크로 승부를 가리는 만큼, 이번 우승은 ‘순수 실력’으로 증명된 성과라 할 수 있다.
특히 제네시스는 올해 ELMS 참가를 통해 레이싱 운영 역량을 강화하고 내구 기술 데이터를 확보해, 향후 개발 중인 하이퍼카 ‘GMR-001’ 프로젝트에 반영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6년 WEC 하이퍼카 클래스 참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우승의 또 다른 상징적인 의미는 ‘제이미 채드윅’이라는 이름에 있다. 그는 ELMS 역사상 처음으로 LMP2 클래스에서 우승한 여성 드라이버로 기록됐다.

제네시스는 다양한 인재들이 경쟁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겠다는 모터스포츠 철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채드윅의 활약은 이 같은 브랜드 방향성과 정확히 맞물리는 순간이었다.
업계는 “이번 우승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상징적 사건”이라며 제네시스의 포용성과 진정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팀은 오는 6월, 세계 최고 권위의 내구 레이스 ‘르망 24시’에 출전할 예정이다.
독일 출신 베테랑 드라이버 안드레 로테러를 포함해 최적의 드라이버 라인업을 구성 중이며,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어 내년에는 WEC 하이퍼카 클래스 참가를 통해 글로벌 모터스포츠 정점에 도전한다. 이를 위한 기반으로 제네시스는 올 시즌 ELMS를 통해 드라이버 평가, 전략 수립, 기술 축적 등 전 방위적인 준비를 하고 있다.
시릴 아비테불 현대모터스포츠법인장 겸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은 “첫 대회에서 이룬 우승은 매우 인상적인 출발”이라며 “앞으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며 르망과 WEC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ELMS 개막전은 단순한 레이스 이상의 의미를 남겼다. 제네시스의 이름이 처음으로 울려 퍼진 유럽 서킷은 이제, 글로벌 모터스포츠에서 이 브랜드를 주목해야 할 이유를 명확히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