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를 타면서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던 운전자들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화재로 인한 피해를 책임지는 획기적인 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안전과 신뢰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15일, 전기차 화재로 인한 재산 피해를 보상하는 ‘전기차 화재 안심 프로그램’을 공식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전기차 화재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타인의 재산 손실에 대해 최대 100억 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처음 시도되는 조치로, 고객 신뢰를 크게 높일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화재 안심 프로그램’은 현대차와 기아가 출고 후 10년 이내의 전기차를 대상으로 시행된다.

대상 차량은 승용·상용·영업용 전기차를 포함하며, 화재로 인한 피해자는 차량 수리비, 차량 잔존가, 대차료, 휴차료, 건물 복구 비용, 영업 손실 등 폭넓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피해자의 생활 안정을 위해 주거비와 자동차 렌트비 등의 비용도 지원한다.

발화 차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차주가 소송비와 변호사비 등 법적 절차에 드는 비용이나 기타 화재 관련 지출도 일부 보전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이 안심하고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로그램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천재지변, 단독 사고, 고의·사기로 인한 화재, 모터스포츠 중 발생한 사고, 배터리 개조 등으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또한, 충전 사업자의 과실로 밝혀진 경우 역시 보상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발표와 함께 차량 정비 서비스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기존에 기본 점검과 전기차 안심 점검으로 나뉘어 있던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 운영하며, 고객 편의성을 대폭 강화했다.

고객은 한 번의 방문으로 차량 전반 및 고전압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등 핵심 부품 점검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특히, 무상점검 기간을 기존 8년에서 10년으로 늘려, 장기적인 차량 관리에 대한 신뢰를 높였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커넥티드 카 서비스(CCS) 라이트 프로그램도 업그레이드했다.

이 서비스는 전기차 배터리 내부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긴급 상황에서 고객에게 실시간 알림을 제공하는 ‘전기차 배터리 모니터링 기능’을 추가했다.

고객은 최초 가입 후 5년 동안 무료로 CC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후 차량 안전과 연관된 일부 기능은 추가로 5년간 무료 제공된다.

이와 함께, 기존 서비스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일부 구형 전기차와 무상 지원 기간이 만료된 전기차도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최초 출고일 기준 10년까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기차 기술의 발전뿐만 아니라 서비스의 질적 향상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기아는 이번 조치로 전기차 이용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국내 전기차 보급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고객 신뢰는 단순한 기술력으로만 쌓을 수 없는 법이다. 전기차 이용자들이 느끼는 안전에 대한 고민을 덜어주는 이러한 노력은 전기차 시대를 더욱 빠르게 앞당길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