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 선호가 바뀌고 있다
덕분에 잘 나가는 한국차

대형 SUV와 픽업트럭을 사랑하던 미국 소비자들의 선호가 변하고 있다.
고물가와 고금리가 소비자들의 지갑을 조이고, 보험료와 수리비까지 부담을 더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차로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소형차 라인업이 강한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와 혼다 같은 한국과 일본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국내 언론 뉴스1 보도 및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에드먼드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형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반면, 소형 픽업트럭 판매량은 30% 급증했다.

SUV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중형 SUV 판매량이 2.3% 줄어든 사이, 소형 및 초소형 SUV 판매량은 11.5% 증가하며 시장 점유율을 2019년 22%에서 올해 27%로 끌어올렸다.
대형 SUV와 픽업트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세단 시장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졌다. 대형 세단 판매량은 47% 감소했지만, 소형 세단 판매량은 16% 늘어나며 오랜 하락세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소형차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가격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5년 전보다 21% 상승해 4만 8205달러(약 6900만 원)를 기록했다.
여기에 자동차 대출 금리까지 급등하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9월 기준 신차 대출 평균 금리는 7.1%로, 5년 전보다 1.4%포인트 높아졌다. 보험료와 수리비 상승도 대형차 유지 비용을 끌어올렸다.

차량 가격 상승은 세그먼트 간 가격 차이를 더욱 벌려 놓았다. 에드먼드에 따르면 소형 SUV 평균 가격은 2만 9000달러, 중형 SUV는 4만 8000달러, 대형 SUV는 7만 6000달러로 세그먼트를 낮출 때마다 큰 폭의 비용 절감이 가능했다.
예를 들어, 중형에서 소형 SUV로 전환하면 평균 1만 9000달러(약 2700만 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과 일본 자동차 브랜드의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굿카배드카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의 초소형 SUV ‘코나’는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소형 SUV ‘스포티지’는 12.9% 늘었다.

일본 브랜드도 두각을 나타냈다. 도요타 ‘라브4’는 11.0% 증가하며 SUV 시장 1위를 고수했고, 혼다 ‘CR-V’는 11.7% 늘어 2위 자리를 지켰다. 혼다의 소형 세단 ‘시빅’ 판매량은 23.4% 급증하며 주목받았다.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코나는 초소형 SUV, 스포티지·라브4·CR-V는 소형 SUV, 시빅은 소형 세단으로 분류되며, 이들이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