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전기차 난방의 새로운 표준
전기차의 효율 극대화 될수도
전기차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난방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다. 전기차 바닥에 온돌처럼 난방을 구현할 수 있는 금속섬유 발열체 기술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KERI)의 이동윤 박사팀은 전기변환소재연구센터에서 고효율과 고유연성을 갖춘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 기술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기술은 겨울철 전기차의 주행거리 단축 문제를 해결할 열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현재 전기차 난방 시스템은 주로 공조 장치를 사용한다. 하지만 이 방식은 실내를 건조하게 만들고 열이 대류 방식으로 전달돼 하체 보온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이 2022년 선보인 ‘모빌리티 온돌 콘셉트’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복사열을 이용한 바닥 난방 기술을 고려한 바 있다. 그러나 상용화 이야기는 아직 들리지 않고 있다.
이동윤 박사팀이 개발한 금속섬유천 발열체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PTC(과전류보호소자)를 대체하며, 전기를 받으면 열을 내는 금속섬유를 면 형태로 제작해 차량 내부 바닥뿐만 아니라 다양한 내장재에 적용할 수 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스테인리스강 미세 와이어를 사용한 금속섬유천이다. 머리카락 굵기의 절반 이하인 50μm 수준의 와이어를 직조해 천 형태로 제작한 발열체는 높은 열 전도성과 내구성을 자랑한다.
전기를 흘리면 내부 저항으로 인해 최대 500도까지 발열할 수 있으며, 동일 전력 소비 시 기존 열선 방식보다 10~30% 더 높은 발열 성능을 보인다.
또한 면 형태의 발열체는 균일한 온도를 유지해 고른 난방이 가능하다. 유연성이 뛰어나 차량 내부의 곡면에도 손쉽게 부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심지어 부분적인 손상이 발생해도 성능이 유지돼 안정적인 발열이 가능하다.
이 기술은 전기차 내 난방뿐만 아니라 반도체 제조, 의료, 군사 등 균일한 발열이 필요한 다양한 산업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제조업에서는 에너지 비용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의 개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이동윤 박사는 직물 생산·가공업체인 ‘송이실업’과 협업해 금속섬유 전용 직조기와 직조 패턴을 개발하며 기술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그는 “금속섬유만으로 면 형태의 발열체를 제작한 이번 연구 성과를 통해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 절감과 탄소중립 실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금속섬유천 면상 발열체는 겨울철 전기차의 난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전기차의 난방 문제를 해결하며 전비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