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추천 여행지

고요한 계절의 초입, 찬 공기가 서서히 퍼지기 시작하는 11월 초. 활동하기에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는 복잡한 일상을 잠시 멈추고 걷기에 적당한 시기다.
외출을 망설이게 했던 불쾌지수도 낮아지고, 바깥의 공기는 한층 선명해진다.
이 시기 야외 활동을 고려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중요한 기준은 뚜렷하다. 무리 없는 경사, 일정한 길이, 주변 경관의 조화, 안전하게 조성된 걷기 환경이 핵심이다.
전북 순창에 조성된 ‘용궐산 하늘길’은 이런 조건을 고루 갖춘 산책형 자연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한 산행이나 등반이 아니라, 길의 구조 자체가 하나의 체험 요소가 되며 걷는 행위에 집중할 수 있는 코스다.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눈에 들어오는 풍경과 발아래 펼쳐지는 강의 흐름은 지형과 어우러져 특별한 인상을 남긴다.
시니어 세대를 위한 가을 걷기 코스로 이 하늘길이 왜 선택받고 있는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용궐산 하늘길
“용이 하늘로 오르는 길… 걷는 것만으로 치유되는 산책”

전라북도 순창군 동계면 장군목길 540에 위치한 ‘용궐산’은 원래 ‘용골산’으로 불렸으나, 2009년 지역 주민의 요청으로 현재의 이름을 갖게 됐다.
‘용이 하늘로 오르는 듯한 산’이라는 상징성을 담아 붙여진 이름답게 해발 450m 지점부터 이어지는 능선은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색을 살려 만든 산책로가 ‘용궐산 하늘길’이다. 이 길은 절벽을 따라 설치된 약 1km의 데크길과 약 700m 구간의 돌계단으로 구성된다.
전 구간은 좌우로 굽이치며 이어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용이 몸을 틀며 승천하는 모습과 닮아 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이 독특한 구조가 한눈에 들어오고, 아래로는 섬진강의 흐름이 길을 따라 펼쳐진다.

길은 단순히 경관을 조망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전 구간에 안전 난간이 설치돼 있으며, 경사도 또한 완만하게 설계돼 있어 걷는 데 무리가 없다.
일부 바닥이 투명하게 뚫려 있는 구간은 발아래 풍경을 그대로 보여줘 긴장감 있는 재미를 주지만,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다. 시니어층의 이동 편의를 고려해 쉼터도 적절히 배치돼 있다.
특히 ‘비룡정자’는 걷는 중간에 들를 수 있는 대표적인 휴식 지점이다. 이곳에서는 지붕 아래 앉아 섬진강을 바라볼 수 있어 걸음을 멈추고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코스를 따라 움직이는 동안 산세와 강물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 풍경이 이어져 단조롭지 않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4,000원이지만, 현장에서 순창사랑상품권 2,000원을 즉시 돌려받을 수 있다. 실질적인 부담은 2,000원 수준이며 만 70세 이상 시니어는 입장료가 면제된다.
이러한 요금 체계는 시니어층의 접근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재방문율도 높은 편이다.
가급적 오전 시간이나 해질 무렵 방문하면 햇빛이 강하지 않아 걷기에 쾌적하다. 이 시간대는 비교적 조용한 편이어서 보다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11월 초, 날씨는 서늘하지만 몸을 덥히기에 적당한 거리와 풍경을 갖춘 용궐산 하늘길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