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수도 있는데 가시겠습니까”… 위험팻말 세워도 사람 몰리는 곳, 대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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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도, 난간도 없는 암봉 능선
어떻게 명승이 되었나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윤현 (설악산 용아장성)

“사람이 죽는데 그래도 가시겠습니까?” 이 문구 하나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국립공원이 직접 설치한 이 팻말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서 실제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람들은 이 길을 찾는다. 길이 아닌 길을, 안내도 안전장치도 없는 위험한 암릉을 향해 걷는다.

설악산에는 등산객 사이에서 ‘성역’처럼 회자되는 비법정탐방로가 있다. 공식적으로는 진입이 금지된 구역이지만, 일부 마니아층은 이곳을 ‘국내에서 가장 험한 암릉 능선’이라 부르며 접근을 시도한다.

특히 운해가 암봉을 휘감을 때 드러나는 비경은 일부 사람들에게 금지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김종욱 (설악산 용아장성)

법적으로 통제되고 있음에도 계속 언급되는 이 위험한 구간, 바로 ‘용아장성’에 대해 살펴본다.

용아장성

“허가 없인 접근 불가한 암릉지대, 법으로 막아도 소문 퍼지는 비탐방지대의 매혹”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남기문 (설악산 용아장성)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 내설악에 위치한 ‘용아장성'(龍牙長城)은 설악산 내설악지구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약 5km 길이의 능선이다. 공룡능선과 함께 설악산의 대표 암릉 구간으로 평가되며 2013년 3월 11일에는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이곳은 등산로로 공식 승인되지 않은 ‘비법정탐방로’로, 일반인의 출입이 법적으로 금지된 구역이다.

자연환경 보호와 안전 확보를 이유로 설악산국립공원 측은 해당 구간에 대한 등산을 제한하고 있으며 모든 진입은 사전 허가 없이는 불법으로 간주된다.

용아장성은 ‘용의 이빨 같은 장성’이라는 뜻처럼 날카롭고 첨예한 암봉들이 줄지어 서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수렴동 대피소 인근 옥녀봉에서 시작해 봉정암 사리탑 방향으로 이어지며 동쪽으로는 가야동계곡·공룡능선, 서쪽으로는 수렴동계곡·구곡담계곡과 맞닿아 있다.

출처 : 연합뉴스, 촬영자 백승렬 (용아장성, 공룡능선, 동해가 보이는 전경)

일부 봉우리는 거의 수직에 가까운 절벽을 이루고 있으며 1천 미터를 넘는 고도에서 형성된 날 선 암릉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이 능선은 주로 화강암·화강편마암·결정편암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생대 조산운동으로 관입한 화강암이 오랜 침식과 풍화를 거치며 단단한 암석만 남았고, 절리면을 따라 침식이 진행되면서 첨봉 형태의 암봉들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지형적 특성 때문에 용아장성은 식생이 거의 없는 암릉 지대가 대부분이며 일부 구간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위 틈새인 ‘개구멍바위’, ‘뜀바위’, ‘작은바위’ 등이 산재해 있다.

한편 암릉은 좁고 미끄럽기까지 해 추락 사고의 위험이 상존한다. 실제로 과거 수차례 사고가 발생한 바 있으며 일부는 사망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탐방로 중간중간에는 “죽을 수도 있는데, 그래도 가시겠습니까?”라는 경고문이 세워져 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홍정표 (설악산 용아장성)

국립공원 측은 이 일대에 대해 반복적으로 출입 금지를 강력히 요청하고 있으며 대부분 구간에는 합법적으로 우회할 수 있는 탐방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아장성은 극한 산행을 원하는 일부 경험 많은 등산객 사이에서 ‘국내 최상급 난이도’로 불리며 끊임없이 언급된다.

특히 가을철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나, 운해가 산 능선을 휘감을 때 드러나는 풍경은 이곳의 시각적 매력을 극대화한다. 내설악 만경대 일대는 용아장성과 주변 암릉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 알려져 있다.

용아장성은 설악산이라는 국립공원 내에 있으면서도, 그 경계선 밖으로 밀려난 구역처럼 존재하는 ‘경계의 지대’다. 자연미와 위험성이 공존하며, 금지된 만큼 더욱 화제가 되는 아이러니한 장소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자 홍정표 (설악산 용아장성)

출입이 법적으로 제한되고 관리기관의 허가 없이는 접근이 불가하다는 점에서 결코 일반인이 쉽게 생각하거나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이처럼 명승으로 지정된 자연유산이자 극단적인 험로로 분류되는 용아장성은 단순한 여행지나 산책로가 아니다.

‘비법정탐방로’라는 이름 속에 숨어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위험성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긴장감과 경외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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