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령 은행나무 곁 새광장
황금빛 단풍 품은 여행 쉼터
공공 협업으로 편의 확충

강원 원주 문막읍, 천년이 넘는 세월을 지켜온 거대한 은행나무가 새로운 무대를 얻었다. 높이 32미터, 둘레 16미터에 이르는 이 노거수는 오랫동안 불편한 관람 여건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았지만, 머무르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29일 원주시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주변을 광장으로 새단장해 개방하면서, 반계리 은행나무는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명소에서 머무는 여행지로 확 바뀌었다.
원주시는 29일 반계리 은행나무 일원에서 은행나무광장 준공식을 열었다. 사업비 85억 원을 투입해 광장을 조성하고, 진입로와 주차장을 새로 마련해 접근성과 이용 편의를 높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이번 조성에 참여해 은행나무 23그루 식재와 야외무대 설치를 지원했다. 이는 6월 체결된 시·공단 업무협약의 후속 조치로, 자연·문화가 어우러진 쉼터를 지자체와 공공기관이 함께 만든 협업 사례로 평가된다.

공단은 장수의 상징인 은행나무의 이미지가 ‘건강한 대한민국’ 비전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향후 정책 홍보와 각종 행사 공간으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반계리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167호로 지정된 노거수이다. 원주시역사박물관이 국립산림과학원에 의뢰한 최신 조사에서 26일 수령 1317년으로 분석되어 국내 최고령 은행나무의 위상을 다시 확인했다.
생육 중인 천연기념물 특성상 코어(목편) 직접 채취가 어려워, 국립산림과학원은 자체 수령추정 데이터베이스에 라이다( LiDAR ) 스캔 기반 디지털 생장 정보를 결합해 연령을 산정했다.
이 나무는 7개 다간 형태로 분지되어 있어 개체 간 유전 분석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국가유산청 대장 기준 한 그루로 관리되고 있다.

규모 또한 웅장하다. 높이 32미터, 최대 둘레 16.27미터에 이르는 수형이 사방으로 넓게 퍼져 가을철이면 황금빛 단풍의 장관을 이룬다.
마을에는 이 나무를 두고 여러 설화가 전한다. 길을 가던 승려가 꽂은 지팡이가 자라났다는 이야기, 흰 뱀이 나무를 지켜 무탈히 자라게 했다는 민속 신앙, 단풍이 한꺼번에 물들면 그해 풍년이라는 믿음이 그것이다.
동서로 37.5미터, 남북으로 31미터에 달하는 곁가지가 넓게 드리운 아래, 방문객은 낙엽을 밟으며 이야기를 따라 걷는다.
이번 광장 조성으로 동선이 정리되고 휴식 공간이 확충되면서, 전설을 품은 풍경을 보다 가깝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게 됐다.

새 광장은 단풍철뿐 아니라 사계절 활용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다. 넓어진 보행 동선과 주차 공간은 이동의 불편을 덜어주고, 야외무대와 쉼터는 지역 공연과 시민 참여 프로그램의 무대가 된다.
건강보험공단이 식재한 23그루의 새 은행나무는 시간의 결을 잇는 상징물로, 원도심과 농촌을 잇는 문화·관광 동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원주시는 은행나무의 계절별 경관을 지역 관광자원과 연계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지역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방침이다.
광장은 나무를 가장 안정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구간을 중심으로 포토 스폿을 분산 배치해 혼잡을 완화한다. 가을에는 황금빛 캐노피 아래 산책이, 봄·여름에는 연둣빛과 짙푸른 그늘이, 겨울에는 고요한 수형미가 살아난다.

천년을 넘긴 노거수의 위용과 새로 정비된 무대·쉼터가 어우러져, 가족·연인·사진가 등 다양한 여행자가 각자 방식으로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코스로 자리잡는다.
광장 조성은 오래된 자연 유산과 현대적 편의가 만나는 접점이다. 최신 과학 조사로 확인된 반계리 은행나무의 시간, 그리고 29일 개방된 새 광장이 더해지며 원주의 가을 여행 지형은 한 단계 넓어졌다. 이제 이곳의 여행은 ‘보고 가는 곳’에서 ‘머물며 기억을 쌓는 곳’으로 달라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