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밤에 걷는 다리는 조명만 화려하다고 오래 기억되는 것이 아니다. 구조물 하나하나에 지역의 역사와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짧은 산책도 작은 역사기행으로 바뀐다.
이곳에는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 장군과 17명의 장령을 상징하는 요소가 다리 곳곳에 숨어 있다. 높이 48m의 주탑을 붉은색으로 만든 것도 단순한 디자인 선택이 아니라 곽재우 장군의 상징적인 복식인 ‘홍의’에서 착안한 결과다.
주탑에 설치된 18개의 흰색 고리 역시 의병의 역사를 기억하도록 만든 장치다. 낮에는 이러한 구조물을 자세히 살펴보며 수변을 걸을 수 있고, 밤이 되면 약 400개의 LED가 켜지면서 다리의 윤곽과 주탑이 어둠 속에서 다시 드러난다.
차량이 진입하지 않는 보행자 전용 다리라 258m를 천천히 걸으며 주변 풍경을 감상하기에도 좋다. 주변에는 수변공원과 인공폭포, 남산 둘레길까지 연결돼 다리를 건너는 것으로 여행을 끝낼 필요도 없다.

입장료 없이 상시 개방된다는 점까지 더하면 선선해지는 9월 저녁 산책지로 활용하기 좋다. 약 400개의 불빛 아래에서 의병의 역사와 수변 풍경을 함께 만나는 무료 야경명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의령구름다리
“예쁜 야경인 줄만 알았는데 18개 고리에도 사연이 있다”, 약 400개 불빛 아래 걷는 무료 역사산책

경상남도 의령군 의령읍 서동리 644-1에 자리한 의령구름다리는 의령천 정비사업의 하나로 조성돼 2005년 준공된 보행자 전용 다리다. 총길이는 258m이며 중심부에는 높이 48m에 이르는 주탑이 세워져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대형 보행교가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이 다리의 진짜 특징은 크기보다 디자인에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의병의 역사를 색상과 구조물에 적극적으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붉은색 주탑이다. 이 색상은 임진왜란 당시 최초로 의병을 일으킨 곽재우 장군의 상징적인 복식인 ‘홍의’에서 착안했다. 다리 전체에도 전통복식에서 가져온 색채를 활용해 주변 자연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주탑에 자리한 18개의 흰색 고리 역시 장식으로만 설치된 것이 아니다. 곽재우 장군과 함께 싸운 17명의 장령을 기리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의병정신을 상징하는 충익사 의병탑의 형상을 본떠 제작했다. 곽재우 장군과 17명의 장령을 합친 숫자가 다리 위 18개의 고리로 표현된 셈이다.

이 때문에 다리를 건널 때는 주탑의 색과 고리의 숫자를 알고 보는 편이 좋다. 단순히 사진을 찍기 좋은 구조물이었던 붉은 주탑이 지역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상징물로 달리 보이기 때문이다.
밤에는 또 다른 특징이 드러난다. 다리 곳곳에는 약 400개의 LED 조명이 설치돼 있다. 해가 지고 불이 들어오면 높이 48m의 주탑과 258m 다리의 윤곽이 어둠 속에서 강조되며 주변 수변 풍경과 어우러진 야경을 만든다.
조명은 야경을 꾸미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는다. 낮에는 주변 풍경 속에 놓여 있던 주탑과 역사적 상징물의 형태가 밤에는 빛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낮에는 구조와 의미를 살펴보고 저녁에는 조명이 더해진 모습을 감상하는 식으로 시간대를 달리해 둘러볼 수 있다.

다리 주변까지 여행 동선을 넓혀보는 것도 좋다. 인근에는 수변공원과 인공폭포가 조성돼 있으며 남산 둘레길과 연결되는 산책로도 이어진다. 이 산책로는 읍내 방향까지 연결돼 지역 주민들도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길이다.
남산을 따라 걸으면 의령천과 구름다리를 여러 방향에서 바라볼 수 있다. 다리 위에서 수변을 내려다본 뒤 둘레길로 이동해 다른 각도에서 다리 전체를 바라보는 식으로 산책 동선을 구성할 수 있다.
자동차가 다리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도 보행자에게는 장점이다. 차량 통행이 없는 보행자 전용 구조이기 때문에 258m를 걷는 동안 자동차를 피해 이동할 필요 없이 수변과 주변 경관에 집중할 수 있다.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도 없다. 계절과 관계없이 상시 무료로 개방되며 별도의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차량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자가용을 이용한 당일 나들이 장소로 접근하기에도 편리하다.

258m의 다리를 건너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 안에는 곽재우 장군의 홍의를 상징하는 붉은 주탑과 18개의 고리, 약 400개의 LED, 의령천의 수변 풍경이 함께 들어 있다.
올 9월에는 낮에는 다리에 숨은 의병의 이야기를 찾아보고 해가 진 뒤에는 불빛으로 다시 태어나는 258m 보행교를 걸으며 조금 색다른 역사 야경여행을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