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봄꽃
시기마다 골라서 가는 봄꽃 여행지

봄에는 다양한 꽃이 피어난다.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는 진달래를 시작으로 벚꽃과 복숭아꽃, 튤립, 장미까지 이어지는 흐름은 마치 자연이 준비한 릴레이 축제처럼 다채롭다.
겨울의 긴 침묵을 지나 꽃망울을 터뜨리는 이 시기의 자연은 그 자체로 축복받은 풍경이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에서 이런 꽃의 향연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 부천을 주목해도 좋다.
부천시는 오는 4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두 달간 ‘부천 봄꽃관광주간’을 운영한다. 이 기간 동안 부천 곳곳에서는 봄꽃 개화 시기에 맞춰 다양한 축제가 이어질 예정이다.

진달래는 3월 말부터 원미산에서, 벚꽃은 4월 중순 도당산에서, 복숭아꽃은 4월 말 산울림 청소년센터 인근에서 만개할 전망이며, 튤립과 장미도 각각 4월과 5월 중 부천자연생태공원과 백만송이장미원에서 관람객을 기다린다.
개화 시기별로 이동 동선을 고려한다면 봄꽃 여행이 두 달 동안 이어지는 셈이다. 꽃을 따라 걷고, 사진을 찍고, 문화공연과 체험 프로그램까지 곁들일 수 있으니 수도권 봄나들이로 더할 나위 없는 코스다.
원미산 진달래 축제
봄꽃 관광주간의 시작은 진달래꽃이 만발한 ‘원미산 진달래축제’다. 3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원미산 진달래동산에서 개최되는 이 축제는 부천시를 넘어 서부수도권을 대표하는 봄꽃 축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약 3만여 그루의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 이곳은 매년 수많은 시민들이 분홍빛 꽃물결을 보기 위해 찾는 명소다.
축제 기간에는 클래식 공연과 치어리딩, 난타 공연 등 다채로운 무대가 펼쳐지고, 화전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먹거리 장터도 운영된다.
원미산은 부천종합운동장을 품고 있는 부천의 주산으로, 특히 진달래동산 곳곳은 사진 명소가 마련돼 봄날의 추억을 남기기에도 제격이다.
원미산 곳곳에는 등산로와 공원이 잘 조성돼 있어 축제 외에도 시민들의 일상 속 쉼터 역할을 한다. 지하철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에서 도보로 이동 가능해 접근성도 뛰어나다.
도당산 벚꽃 축제
4월 중순에는 도당산 벚꽃동산이 그 뒤를 잇는다. 4월 12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도당산 벚꽃축제’는 수령 50년이 넘는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만든 약 2km 길이의 벚꽃터널로 유명하다.

낮에는 하얀 벚꽃잎이 하늘에서 흩날리고, 밤에는 LED 조명이 무지갯빛을 더해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도당산 정상에는 부천천문과학관이 자리하고 있어 벚꽃 산책과 함께 천체 관측도 가능하다.
이 천문과학관은 2016년 개관 이후 천체투영관을 포함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꾸준히 확장해왔으며, 별과 우주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는 전시가 인상적이다.
벚꽃축제 기간에는 별자리 관측 등의 야외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될 예정이라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벚꽃과 별, 음악과 산책이 어우러진 도당산은 봄밤의 낭만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춘덕산 복숭아꽃 축제
복숭아꽃이 피는 4월 19일에는 산울림 청소년센터 인근에서 ‘춘덕산 복숭아꽃축제’가 열린다.

올해로 19회를 맞는 이 축제는 부천이 한때 ‘복사골’로 불릴 만큼 복숭아 재배가 활발했던 도시였다는 지역의 정체성을 상기시켜주는 행사다.
부천은 해방 이후 전국 삼대 과일 중 하나로 손꼽히던 소사복숭아의 고장이었고, 한 해에 2,000톤 이상의 복숭아를 생산했던 복숭아 도시였다. 지금은 도시 개발로 대부분의 과수원이 사라졌지만, 춘덕산 복숭아기념동산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곳에는 일본 오카야마시에서 기증받은 복숭아 묘목과 부천 토종 복숭아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으며,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시기에 맞춰 축제가 열린다.
복숭아꽃 아래서 열리는 주민들의 발표회와 체험 프로그램은 크고 화려하진 않지만 정겨움과 소박함이 살아 있는 봄꽃 축제의 본질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