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섬과 섬 사이를 걸어서 건너는 길이 매일 같은 시간에 열리는 것은 아니다. 바닷물이 빠지는 썰물에 맞춰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물속으로 사라지는 자연의 길이기 때문이다.
길 위에는 모래 대신 크고 작은 몽돌이 깔려 있어 일반적인 해변 산책과도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든다.
바닷길을 건너면 하얀 등대가 자리한 또 하나의 섬으로 이어지고, 주변에는 파도와 침식작용이 만들어낸 가파른 해안 절벽과 기암괴석이 펼쳐진다.
섬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정상과 천연 암벽동굴, 갖가지 이름을 가진 바위 지형까지 차례로 만날 수 있다.

무엇보다 바닷길은 조석에 따라 통행할 수 있는 시간이 달라 방문 날짜보다 ‘물때’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사람이 만든 산책로가 아니라 바다가 허락할 때만 걸을 수 있는 섬 여행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소매물도
“분명 바다였는데 길이 생겼다… 물때 맞춰야 건널 수 있는 무료 몽돌 바닷길”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자리한 소매물도는 한려수도의 대표적인 섬 여행지 가운데 하나다. 행정구역상 통영시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거제도와 가까우며 한려해상국립공원 거제지구에 포함돼 있다.
여행의 중심은 소매물도 본섬과 등대섬이다. 여객선이 소매물도항에 도착하면 편의시설과 펜션 등이 자리한 본섬을 거쳐 주요 탐방지로 이동하게 된다.
이 가운데 소매물도를 특별하게 만드는 자연현상이 본섬과 등대섬 사이에서 나타나는 바다 갈라짐이다.
썰물이 되면 두 섬 사이를 채우고 있던 바닷물이 빠지면서 몽돌이 깔린 길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닷길이 열려 있는 동안에는 이 길을 직접 걸어 등대섬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루 두 차례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실제 통행 가능 시간은 날짜별 물때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등대섬까지 걸어갈 계획이라면 방문 전 물때 확인이 중요하다. 섬은 상시 개방되고 연중무휴지만 바닷길은 상시 통행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구체적인 당일 통행 가능 시간은 통영시 관광안내소 등을 통해 미리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해안 지형도 빼놓을 수 없다.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기암괴석과 수직에 가까운 총석단애가 섬 주변에 이어진다.
등대섬에서 본섬 방향을 바라보면 거대한 바위 지형이 마치 공룡이 엎드린 듯한 형태로 보이는 것도 특징이다.
섬 곳곳에는 형태와 설화에서 이름을 얻은 바위가 흩어져 있다. 용바위와 부처바위, 거북바위, 촛대바위를 비롯해 남매바위와 공룡바위, 병풍바위 등을 만날 수 있다. 천연 암벽동굴인 글씽이굴과 상어동굴도 소매물도의 독특한 해안지형을 보여주는 장소다.

본섬의 높은 곳에서 주변 바다를 보고 싶다면 망태봉이 핵심 탐방지다. 정상에서는 섬과 주변 해역을 넓게 조망할 수 있어 바닷길과 등대섬만 보고 돌아가기 아쉽다면 함께 둘러볼 만하다.
기본적인 편의시설로 화장실이 마련돼 있으며 주차 공간도 제공된다. 섬과 국립공원의 자연경관을 둘러보는 데 별도의 입장료가 없어 무료로 탐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다만 섬까지 이동하는 교통편 등은 입장료와 별개로 고려해야 한다.
소매물도는 아무 때나 찾아가 같은 풍경을 보는 여행지가 아니다. 바다가 물러난 시간에 맞춰 몽돌길을 건너고, 그 끝에서 등대와 기암절벽을 마주하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핵심이다.
이번 9월에는 여행 시간을 자연의 물때에 맞춰야 비로소 완성되는 특별한 섬길을 걸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