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외선 재개통
BTS도 반한 철도감성

올해 1월 11일, 서울교외선이 다시 운행을 시작했다. 2004년 운행이 중단된 지 21년 만이다.
서울교외선(이하 교외선)은 경기 고양시 능곡역과 의정부역을 잇는 31.8km 길이의 철도 노선이다.
이 노선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을 중심으로 외곽과 외곽을 연결하는 순환형이라는 점이다. 서울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 대부분의 철도와 차별되는 구조다.
과거 교외선의 역할과 쇠퇴
이 같은 특성 덕분에 교외선은 과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선 서울을 거치지 않고 경의선과 경원선, 중앙선을 연결하는 우회 노선 역할을 했다.

특히 서울 북서부(북한, 파주, 고양)에서 강원도로 화물열차를 보내려면 서울역과 용산역을 거쳐야 했지만, 이는 도심 철도 용량 문제로 효율성이 떨어졌다.
반면 교외선을 이용하면 서울을 우회할 수 있어 화물 수송에 유용했다. 또 수도권 북부에는 산지가 많아 군부대가 밀집해 있는데, 교외선에는 군부대까지 연결되는 인입선이 많아 군용 화물 수송에도 활용됐다.
일반 여객에게 교외선이 중요한 이유는 관광지 접근성 때문이었다. 교외선을 타면 일영, 장흥, 송추 등 수도권 북부의 유명 관광지로 쉽게 이동할 수 있었다.
당시 서울 북부에는 거주 인구가 많았고, 관광지도 북쪽에 집중되어 있어 교외선의 수요는 꾸준했다.

하지만 1980년대 강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인구와 관광지가 남쪽으로 이동했고, 자연스럽게 교외선의 승객도 줄어들었다.
열차 이용객 감소에 따라 운행 횟수도 줄었고, 이는 다시 이용 불편을 초래해 승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2004년, 교외선은 운행을 중단했다.
교외선 부활
이후 경의선, 경원선 등이 복선전철화되어 수도권 전철망이 확대되자, 기존 교외선을 다시 활용하자는 논의가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교외선이 지나는 지자체들이 재운행을 추진했고, 노후된 선로와 시설 개량 공사를 거쳐 마침내 지난 1월 11일 운행이 재개됐다. 다만, 하루 상하행 합계 8회로만 운행하고 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교외선 운행의 가장 큰 변화는 서울 시내에서 바로 탑승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개통 초기에는 경의선, 경원선과 연결한 순환형 노선으로 운행됐다.
서울지하철 2호선이 반시계방향과 시계방향으로 나뉘어 운행되는 것처럼, 교외선도 서울에서 능곡을 거쳐 가는 시계방향 열차(서회선)와 의정부를 먼저 가는 반시계방향 열차(동회선)로 구분되어 있었다.

그러나 경원선(용산-의정부-연천-신탄리-원산) 구간이 점차 전철화되면서 수도권 전철망에 편입되었고, 이에 따라 교외선의 순환운행도 중단됐다.
이미 전철이 운행되는 구간에 디젤 열차를 병행 운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전철화가 진행된 지역에서는 매연과 소음이 심한 디젤 열차 운행이 반가울 리 없었고, 전철과 디젤 열차가 동시에 운행되면 수송력이 낭비되는 문제도 있었다.
결국, 1호선 전철이 성북(현 광운대), 창동, 의정부까지 연장되면서 교외선 운행 구간도 점차 축소됐다.

2004년 운행이 중단될 당시에는 서울에서 능곡과 의정부를 오가는 짧은 구간만 운영되고 있었지만, 그래도 서울역에서는 직접 교외선을 이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 1월 11일 재개통된 교외선은 출발점과 종착점 모두 서울 외곽으로 이동하면서 서울에서 바로 탑승할 수 없게 됐다.
이제 교외선을 이용하려면 고양시 대곡역이나 의정부역까지 이동해야 한다.
참고로 경의선과 교외선이 갈라지는 지점은 능곡역이며, 두 노선은 일정 구간을 함께 달리다가 대곡역에서 본격적으로 분리된다.

서울 시민 입장에서는 과거보다 번거로워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서울에서 대곡역으로 이동하는 전철 노선이 과거보다 확충되면서 접근성이 개선되었다. 덕분에 교외선 이용이 완전히 불편해진 것은 아니라는 점이 위안이 된다.
새로운 교외선, 문화 철도로 자리 잡을까
교외선은 운행이 중단된 이후에도 그 고즈넉한 분위기 덕분에 종종 미디어에 등장하곤 했다.

특히 월드스타 BTS가 일영역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과거와 달리 서울 시내에서 직접 탑승할 수 없다는 점은 아쉽지만, 올해부터 서울역에서 GTX-A 노선을 이용하면 교외선의 출발역인 대곡역까지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전체 소요시간은 오히려 단축됐다.
서울교외선이 다시 한번 서울을 대표하는 관광 철도로 자리 잡고,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신세대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문화 철도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기사 출처 내 손안에 서울(https://mediahub.seoul.go.kr/archives/2013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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