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매화 가득”… 주민들만 안다는 숨겨진 매화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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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꽃 흐드러지는 광주향교
역사와 봄이 동시에 피어나는
고즈넉한 공간
출처 : 연합뉴스 (3월 20일)

절기상 춘분이었던 지난 3월 20일, 광주 남구 사직동의 광주향교 앞뜰에는 봄기운을 품은 매화가 한창 피어났다.

연분홍빛 매화와 하얀 백매화가 가지마다 고운 빛깔을 머금고 활짝 피어나며, 이른 봄을 맞으러 나온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분홍과 흰빛이 조화를 이루는 이곳은 아는 이들만 찾는 봄꽃 명소로, 지역 주민 사이에서 조용히 사랑받는 장소다.

출처 : 연합뉴스 (3월 20일)

광주광역시 남구 중앙로107번길에 위치한 광주향교는 단순히 계절의 풍경만 아름다운 곳은 아니다.

이곳은 고려 말 조선 초의 교육 정신을 이어온 역사가 깃든 공간으로, 조선 태조 7년인 1398년에 창건되어 600년 넘는 시간을 지역과 함께해왔다.

공자와 안자, 맹자 등 유학의 25성현을 모신 이곳은 조선시대에는 교육과 제사의 중심지 역할을 맡았으며, 지금도 봄과 가을에 공자를 기리는 석전 제례가 이어지고 있다.

원래 서석산 장원봉 아래에 지어졌던 향교는 호랑이 출몰로 동문 안으로 옮겨졌고, 이후 수해를 겪으며 1488년 지금의 자리로 이전되었다.

출처 : 광주시

정유재란으로 건물이 소실된 뒤, 조선 선조 때 다시 세워졌고 이후 여러 차례에 걸쳐 보수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대성전과 명륜당, 동·서재, 내·외삼문, 비각 등으로 구성된 교궁은 조선시대 향교 건축의 전형을 보여주는 귀중한 유산이다. 현재는 광주광역시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특히 봄철, 향교 앞마당에 흐드러지게 피는 매화는 고즈넉한 전통 건축물과 어우러져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계절이 바뀌는 길목에서, 자연과 역사가 함께 어우러지는 광주향교의 풍경은 도시 한복판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운 정적이고도 아름다운 장면이다.

출처 : 광주시

혼잡한 벚꽃 명소 대신 조용히 봄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장소로 추천할 만하다.

광주향교는 현재 교육 기능은 없지만 전통혼례, 서당 체험, 유학대학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문화 계승에도 기여하고 있다.

매화가 지고 벚꽃이 피기까지, 역사 깊은 향교의 뜰은 계절의 전환기를 가장 고요하고 우아하게 담아내는 곳으로 자리하고 있다.

이 봄, 조금 더 깊고 차분한 봄꽃 풍경을 찾고 있다면 광주향교의 매화와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떨까. 시절이 꽃피고 있는 지금, 향교는 그저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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