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추천 여행지

한여름 자동차 여행에서는 목적지만큼 그곳까지 가는 길이 중요할 때가 있다. 특히 수십 년 자란 나무가 도로 양쪽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다면 평범한 이동 구간도 하나의 여행지가 된다.
해발 465m의 산자락을 넘는 한 고갯길에는 약 1.5km에 걸쳐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서 있다.
높게 성장한 나무의 가지와 잎이 도로 위를 감싸면서 8월이면 자동차가 기다란 초록 터널 안으로 들어가는 듯한 풍경을 보여준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 길이 처음부터 관광용으로 조성된 드라이브 코스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한때 두 지역을 연결하던 주요 도로였지만 새로운 도로가 개통된 뒤 차량 통행량이 줄면서 오히려 한적한 풍경을 즐기는 여행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지로 활용됐을 만큼 도로 자체가 하나의 배경이 되며, 주황색 지역 버스가 메타세쿼이아 사이를 통과하는 장면은 사진가들이 기다리는 대표적인 풍경으로도 꼽힌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빨리 지나쳐야 했던 옛길이 이제는 천천히 달리기 위해 일부러 찾아가는 길이 된 셈이다.
이번 8월, 1.5km의 메타세쿼이아 터널을 자동차로 통과하는 해발 465m의 여름 드라이브 명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모래재
“그냥 지나가던 옛길이 여행지가 됐다” 1.5km 초록터널을 달리는 여름 드라이브 코스

전북특별자치도 진안군 부귀면과 완주군 소양면을 연결하는 모래재는 해발 465m에 자리한 고갯길이다.
지금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이름을 알리고 있지만 과거에는 전주와 진안을 연결하는 주요 도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현재와 같은 한적한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도로 환경이 변하면서부터다. 새로운 도로가 개통되면서 기존 고갯길을 오가는 차량이 줄었고, 교통로로서의 중요성이 낮아진 대신 주변 자연경관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명소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모래재를 대표하는 풍경은 부귀면 장승리 일대에서 만날 수 있다. 약 1.5km 구간을 따라 메타세쿼이아가 도로 양옆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로 알려진 곳이다.

높게 성장한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적으로 이어지면서 도로 자체가 하나의 풍경이 된다. 여름에는 메타세쿼이아의 짙은 녹색 잎이 도로 위까지 뻗어나가 기다란 초록 터널처럼 보인다.
특히 8월 자동차 여행에서 이 길은 목적지보다 이동 과정에 집중하게 만든다. 빽빽하게 이어진 나무 사이로 도로가 뻗어 있고 햇빛이 나뭇잎 사이를 통과하면서 구간마다 서로 다른 빛과 그림자를 만든다. 빠르게 통과하기보다 주변 풍경을 살피며 여유롭게 달리는 방식이 잘 어울리는 길이다.
모래재 메타세쿼이아길이 여러 영상 콘텐츠의 배경으로 선택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와 드라마, 광고 등의 촬영지로 알려져 있으며 별도의 대형 조형물이 없어도 길 자체만으로 화면을 채울 만큼 독특한 경관을 갖추고 있다.
사진 애호가들에게 특히 잘 알려진 장면도 있다. 진안 지역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주황색 무진장여객 버스가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사이를 통과하는 풍경이다. 초록색 나무와 주황색 버스가 대비되는 장면을 담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진가들도 있다.

자동차로만 즐겨야 하는 장소는 아니다. 주변 풍경을 보다 천천히 살펴보고 싶다면 산책을 통해 메타세쿼이아길을 감상할 수도 있다. 다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이곳은 공원 안에 만들어진 보행자 전용 산책로가 아니라 실제 차량이 통행하는 도로다.
한적해 보인다고 해서 도로 한가운데에서 사진을 촬영하거나 차량 이동을 확인하지 않은 채 보행해서는 안 된다. 도보 이동이나 사진 촬영 시에는 주변 차량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
드라이브와 식사를 함께 계획한다면 인근 ‘모래재너머’를 연계할 수도 있다. 진안 특산물인 홍삼과 사과 소스를 활용한 돈가스로 알려진 곳으로, 메타세쿼이아길을 찾는 여행객들이 드라이브 일정과 묶어 방문하기도 한다.

주변 관광지를 활용하면 하루 여행 동선도 넓힐 수 있다. 진안을 대표하는 마이산도립공원을 비롯해 용담호를 함께 둘러볼 수 있으며 여름철 피서지로 알려진 운일암반일암 계곡까지 이동하는 방식으로 일정을 구성할 수 있다.
메타세쿼이아길만 보고 되돌아오기보다 드라이브와 산, 호수, 계곡을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여름 여행에서 특히 유용하다.
모래재의 매력은 화려한 관광시설에서 나오지 않는다. 과거 수많은 차량이 이동하던 고갯길과 그 옆에서 오랜 시간 성장한 메타세쿼이아, 그리고 새로운 도로가 생긴 뒤 찾아온 한적함이 지금의 풍경을 만들었다.
빨리 지나가는 것이 미덕이었던 도로가 이제는 천천히 달려야 제맛인 여행길로 바뀌었다. 이번 8월에는 1.5km 동안 이어지는 짙은 초록 터널 속으로 들어가 목적지보다 가는 길이 더 오래 기억되는 여름 드라이브를 즐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