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추천 여행지

그의 노래가 멈췄던 그곳에서, 여전히 멜로디는 흐르고 있었다. 낡은 시장 골목 어귀, 좁은 담벼락 사이로 한 남자의 노래와 이야기가 색색의 벽화로 되살아난다.
따뜻하면서도 때론 먹먹한 김광석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 골목은 단순한 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가 떠난 지 20년이 훌쩍 넘었지만, 노랫말 하나하나가 스며든 벽은 사람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오래된 추억을 조용히 불러낸다.
세월을 품은 방천시장 골목이 어느덧 하나의 문화공간이 되어 다시 찾은 이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안기고 있다.

단순한 팬심을 넘어, 한국 대중음악사를 통틀어 가장 깊은 울림을 남긴 가객의 삶을 되짚을 수 있는 이곳. 김광석의 숨결이 여전히 살아 숨 쉬는 거리, 대구의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로 떠나보자.
김광석다시그리기길
“대중음악사 거장 기억하는 골목길, 조용히 걷기 좋은 나들이 코스“

대구광역시 중구 달구벌대로 2238에 위치한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은 가수 김광석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대봉동 방천시장 인근에 조성된 테마 골목이다.
2010년, 중구청이 추진한 ‘방천시장 문전성시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지역 예술가 11팀이 참여해 350미터에 달하는 골목 벽면을 김광석의 음악과 삶으로 채웠다.
단순한 벽화에 그치지 않고, 국수를 말아주는 김광석, 바다를 바라보는 김광석 등 그의 다양한 모습을 조형물과 그림으로 재해석해 관람객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특히 벽면 곳곳에는 ‘이등병의 편지’, ‘서른 즈음에’, ‘어느 60대 노부부 이야기’ 같은 대표곡의 가사들이 적혀 있어 골목을 걷다 보면 저절로 멜로디를 흥얼이게 된다.

벽화 외에도 야외 공연장과 포토존이 마련돼 있어 누구나 자유롭게 김광석의 음악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
매년 가을이 되면 인근 동성로와 함께 ‘김광석 노래 부르기 경연대회’가 열려 남녀노소를 불문한 노래 실력자들이 그의 명곡을 재해석하며 추억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김광석은 1984년 ‘노래를 찾는 사람들’로 대중음악계에 발을 들인 후, ‘동물원’을 거쳐 1989년 솔로로 전향했다.
이후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등 수많은 명곡을 발표하며 대중과 깊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는 통기타와 하모니카를 중심으로 한 포크 음악 스타일로 인생의 슬픔과 희망을 담담하게 노래했고, 소극장 공연 1,000회를 돌파할 만큼 팬들과의 소통에도 힘썼다.
짧았지만 강렬했던 그의 음악 인생은 오늘날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깊은 흔적으로 남아 있다.
그가 걸었던 길을 따라 걷는 이곳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기억의 통로’이자 음악이 살아 있는 역사 공간이다.
계절마다 다른 표정으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 거리에서는 누구나 김광석의 노래 한 구절쯤은 입에 담고 돌아서게 된다.

이곳은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입장료는 따로 없다. 다만 골목 특성상 차량 주차는 불가능하니 인근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대중교통을 추천한다.
겨울 특유의 차가운 공기가 감성을 더하는 12월, 김광석의 음악에 젖어 걷는 골목 여행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