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밟고 지나갈 돌이 아니었습니다”… 옛 성벽의 흔적이 그대로 남은 이색 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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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동성당)

붉고 회색빛이 감도는 벽돌 외관만 바라보면 전형적인 서양식 종교 건축물처럼 보이지만, 그 벽과 주춧돌에는 예상하기 어려운 지역의 역사가 숨어 있다.

건축에 사용된 벽돌 일부는 옛 읍성을 철거하면서 나온 흙으로 구웠으며, 인근 성벽의 돌은 건물을 받치는 주춧돌로 다시 활용했다.

외형에는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돼 있고 내부로 들어가면 아치형 천장과 십자 형태의 교차 천장 구조가 시선을 끈다.

건물을 설계한 인물은 서울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이며, 완공에 이르기까지 무려 23년이 걸렸다.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는 평가 뒤에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와 순교의 역사도 자리한다. 1791년 윤지충과 권상연이 최초의 순교자가 된 것을 시작으로 많은 천주교 신자가 박해를 받은 장소에 훗날 성당이 세워졌다.

출처 : 비짓전주 (전동성당)

종교적 의미와 근대 건축사, 지역의 흔적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으면서 입장료도 받지 않는다.

선선한 날씨에 역사문화 산책을 계획하기 좋은 9월, 겉모습보다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운 도심 속 근대 건축 여행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전동성당

“철거된 읍성의 흙과 돌이 성당이 됐다, 23년에 걸쳐 완성된 입장료 0원의 건축 유산”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동성당)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 태조로 51에 자리한 전동성당은 조선시대 천주교 순교 터에 건립된 역사적인 성당이자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서 함께 둘러볼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명소다.

이곳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화려한 외관보다 먼저 장소가 품은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조 15년인 1791년 윤지충과 권상연이 최초의 순교자가 된 것을 시작으로 이곳에서는 수많은 천주교 신자가 박해를 받았다.

이들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1891년 프랑스인 보두네 신부가 부지를 매입했다. 이후 1908년 성당 건립에 착수했고 1914년 건물이 완공됐다. 설계는 서울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가 맡았으며 전체 공정에는 23년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건축물을 살펴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전동성당은 비잔틴과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된 초기 서양식 건축물이다. 외관에서는 회색과 붉은색 벽돌의 조합이 두드러지고 내부에서는 아치형 천장과 십자 형태로 교차하는 천장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출처 : 비짓전주 (전동성당)

그러나 이곳의 건축적 특징은 서양 건축양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성당을 구성하는 재료에는 전주 지역의 옛 흔적이 그대로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전주 읍성을 철거할 당시 나온 흙을 이용해 성당에 사용할 벽돌을 구웠고, 풍남문 인근에 있던 성벽의 돌은 성당을 받치는 주춧돌로 활용했다. 사라진 옛 성곽의 재료가 새로운 종교 건축물의 일부로 다시 사용된 셈이다.

이러한 배경을 알고 외관을 바라보면 붉고 회색빛을 띠는 벽돌과 건물을 받치는 돌이 이전과 다르게 보인다.

서양에서 유입된 비잔틴·로마네스크 건축양식과 지역의 옛 읍성을 구성했던 재료가 한 건물 안에서 만났다는 점은 전동성당을 단순한 사진 명소와 구분하는 요소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전동성당)

또한 이곳은 한옥이 밀집한 주변 풍경과 서로 다른 시대의 건축양식을 비교하며 걸어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전주 한옥마을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성당 한 곳만 관람하고 돌아가기보다 주변 역사문화 공간과 연결해 도보 여행 일정을 구성하기 좋다.

관람 조건도 부담이 적다. 성당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일반에 개방하며 연중무휴로 운영한다. 명절과 공휴일에도 동일하게 관람할 수 있다.

무엇보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는 무료 관람 명소다. 종교시설이면서 역사적인 장소이고 초기 서양식 건축물이라는 여러 성격을 갖췄지만 비용 부담 없이 내부와 외부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 여행객에게 실질적인 장점이다.

차량을 이용하는 방문객은 인근에 마련된 주차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 대중적인 관광지가 모여 있는 지역과 가까워 성당의 건축과 역사를 살펴본 뒤 주변을 함께 걷는 방식으로 여행 동선을 구성할 수 있다.

출처 : 비짓전주 (전동성당)

9월로 접어들면 한여름보다 도심을 걸어 다니며 건축물을 살펴보는 여행을 계획하기 한결 좋은 계절이 찾아온다.

한옥과 서양식 성당이라는 서로 다른 풍경을 한 여행에서 만나고 싶다면 오는 9월, 입장료 없이 역사와 건축의 반전을 하나씩 발견할 수 있는 전동성당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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