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천 여행지

산 전체가 붉은 치마를 두른 듯한 풍경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정확히 2주 후, 이곳은 전혀 다른 얼굴로 바뀐다. 해발 1,000미터 가까운 고지대에 자리 잡은 산세는 일찍 단풍이 내려앉는 특성을 지닌다.
경사면을 따라 물드는 붉은빛은 절벽과 어우러지며 수직적 풍경미를 완성한다. 산에 오르지 않고도 차 안에서 이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굽이진 도로를 따라 정상 가까이까지 차량 접근이 가능해 장시간 걷지 못하는 이들에게도 적합하다. 절경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높아 자연과 문화가 함께 있는 가을 드라이브 코스로 주목받고 있다.

단풍이 본격적으로 물들기 시작하는 시점, 이곳의 진면목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적상산
“도보 이동 부담 줄이고 조망은 극대화한 자연 코스”

전라북도 무주군 적상면 적상산로에 위치한 ‘적상산’은 덕유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적상산’이라는 이름은 붉은 바위지대가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모습에서 유래했다.
사면이 가파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지형적 특성을 지니며 대표 봉우리인 기봉과 향로봉이 서로 마주 보는 형태로 배치돼 있다. 가을 단풍이 시작되면 두 봉우리 사이로 이어진 숲길이 붉게 물들며 중간중간 자리한 폭포와 바위들이 시각적 리듬을 더한다.
주요 명소로는 천일폭포, 송대폭포, 장도바위, 장군바위 등이 있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면 이들 경관은 자연 그대로의 색채와 입체감을 동시에 보여준다.
적상산의 가장 큰 장점은 차량을 이용해 고지대까지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초입부터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이동하면 정상 부근까지 큰 무리 없이 도달할 수 있다.

길 중간마다 전망이 열리는 구간이 있어 차창 너머로 단풍 풍경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운전 중에는 단순한 경치를 넘어서 가을 특유의 공기감, 고지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개방감을 동시에 체감할 수 있다.
자연경관 외에도 문화유산이 풍부하게 분포돼 있어 정차 후 관람하기에도 용이하다. 적상산성은 고려시대부터 군사적 요지로 활용된 역사 유적으로, 산 능선을 따라 쌓인 성벽 일부가 현재까지 보존돼 있다.
또한 안국사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된 사찰로, 산중 고찰 특유의 고요함과 단풍 풍경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다. 아이와 함께 방문하는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학습적 가치와 자연 체험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구성이다.
적상산 인근에는 연계 관광지로 적상산사고와 치목삼베마을이 있다. 적상산사고는 조선시대 실록이 보관되었던 장소로, 현재는 전시시설로 개방되어 있다.

치목삼베마을은 전통 직조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아이를 동반한 여행객에게 흥미로운 이색 체험 코스로 추천된다.
이 두 장소 모두 적상산 차량 이동 경로와 연계가 가능해 당일치기 또는 1박 2일 일정으로 계획하기에 적합하다.
적상산은 별도의 입장료 없이 연중 상시 개방되며 차량 진입 역시 제한 없이 가능하다. 단풍 시기는 예년 기준으로 10월 중순부터 하순 사이에 절정에 이르며 현재는 단풍이 시작되기 전이다.
기온 차가 큰 지역이므로 얇은 외투나 방풍 재킷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가오는 10월 중순, 붉은 절벽과 고즈넉한 유산이 어우러진 이 단풍 드라이브 명소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