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 방문예정이었다고요? 꼭 일정 수정하세요!”… ‘이것’ 급증에 골머리를 앓는 동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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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파리 급증에 피서객•어민 모두 ‘한숨’
출처 : 연합뉴스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 출현한 노무라입깃해파리)

“기대했던 여름휴가였는데 해수욕장이 온통 해파리 천지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어요.”

올여름 동해바다에서 출몰하는 해파리의 양이 급증하면서 해수욕장에 방문한 피서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사회인 A 씨는 휴가철을 맞아 포항의 한 해수욕장에 방문했다가 수면을 뒤덮은 수십 마리의 해파리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는 “요즘 해수욕장에 해파리가 기승을 부린다기에, 해파리가 출몰하지 않는다는 바다로 찾아온 건데도 다섯 보에 한 마리씩 목격되었다”며 “해파리가 보이면 해수욕장에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방송까지 나와서 기대했던 바다수영은 하나도 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동해안에 출몰하는 해파리, 그 정체는?

최근 동해안에 자주 출몰하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다. 직경 1m가 넘는 대형해파리에 매우 많은 촉수를 가지고 있어 한 개체만 나타나도 그 피해가 대단하다.

출처 : 연합뉴스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송정어촌계 선박으로 해파리가 포획되고 있다)

또한 쏘이면 붉은 반점과 채찍 모양의 긴 상처가 남는데 독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가족여행으로 부산 해수욕장에 방문한 B 씨는 “아버지께서 바다수영을 하시던 중 해파리에 쏘였는데, 다리가 바로 부어오르고 통증이 심해 휴가철 내내 고생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초등학생 자녀와 강원도 해수욕장에 방문할 계획이었던 직장인 C 씨는 “해수욕장에 가더라도 해파리 때문에 제대로 못 놀 것 같다”고 심경을 전하며 여행지를 수영장으로 수정했다.

노무라입깃해파리에 어민들도 ‘한숨’

해파리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은 피서객이 전부가 아니다. 당장 생계가 달린 어민들의 피해는 더욱 막대하다.

출처 : 연합뉴스 (부산 송정해수욕장 인근에서 송정어촌계 박 간사가 해파리를 포획하고 있다)

무거운 해파리가 걸려 그물이 찢어지는 일은 다반사에, 최근 어획량이 눈에 띄게 줄어 조업을 포기하는 이들도 속출했다.

포항 해역에서 20년 넘게 조업해 온 어민 D 씨는 “지난해에는 해파리가 8월에 잠깐 보였는데 올해는 7월 초부터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후 개체수도 엄청나게 늘었다”며 “해파리가 그물에 쌓여서 들어 올리기 힘들 정도로 무겁고 때로는 그물이 아예 찢어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칼로 그물에 들어간 해파리를 처리해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쏘여서 다치기도 쉽다”며 “해파리 때문에 고기도 잘 잡히지 않아 당분간 작업을 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해파리 개체 급증, 그 원인은?

한편,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7월 기준 남해, 제주 해역에서 출현한 노무라입깃해파리의 평균량(1헥타르 당)은 작년 0.3 개체에서 올해 108 개체로 급증했다.

출처 : 해양수산부 (노무라입깃해파리 이동경로)

이는 측정을 시작한 2015년 이래로 최고 수치다. 과학원은 지난 7월 5일 제주해역을 비롯해 경남, 경북, 부산, 울산, 강원, 전남 등의 전체해역에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의보’를 발령했다.

해파리 증가 원인으로 수온상승이 꼽히기도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올해의 경우는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렵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양수산연구사는 “해파리는 개체수가 해마다 들쑥날쑥한데, 노무라입깃해파리의 경우 3~4월경에 중국해역에서 태어나 해류를 따라 올라오는 것이라 정확한 원인 파악이 어렵다”고 전했다.

보통 수명이 1년 안팎인 노무라입깃해파리는 오는 9월 이후 조금씩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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