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높이가 압도적으로 높은 산은 아니지만 바위가 만들어내는 풍경만큼은 쉽게 잊히지 않는 곳이 있다.
해발 286m의 봉우리 주변으로 희고 푸른 암벽이 죽순처럼 솟아 있어 이름까지 그 생김새에서 비롯됐다. 기암괴석이 만들어낸 경관이 빼어나 예부터 ‘소금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
2008년에는 국가 명승 제48호로 지정되면서 경관적·역사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하나의 명승이 제천 10경 제8경이면서 동시에 단양팔경에도 포함된다는 사실이다.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져 단순히 경치 좋은 산을 넘어 인문학적 이야깃거리까지 품고 있다.

여기에 호수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와 유람선, 비교적 부담이 적은 산행까지 연계할 수 있어 9월 나들이 코스로 활용하기 좋다. 죽순처럼 솟은 기암과 호수를 한꺼번에 조망할 수 있는 가을 산행 명소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옥순봉
“286m라고 만만하게 봤다가 풍경에 놀란다” 죽순 같은 기암부터 호수 위 출렁다리까지 만나는 이색 가을 명산

충청북도 제천시 수산면 괴곡리에 자리한 옥순봉은 월악산국립공원에 속한 해발 286m의 산이다. ‘옥순(玉筍)’이라는 이름은 희고 푸른 바위 봉우리들이 마치 힘차게 솟아난 대나무 순을 닮았다고 해서 붙었다.
높이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암벽 경관이다. 호수를 배경으로 여러 기암괴석이 솟아 있는 모습이 작은 금강산을 연상시킨다고 해 ‘소금강’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이러한 경관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8년 국가 명승 제48호로 지정됐다.
행정구역과 전통적인 명승 체계가 다르게 얽혀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현재 행정구역상 제천에 자리해 제천 10경 가운데 제8경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오랫동안 이름을 알려온 단양팔경 가운데 한 곳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퇴계 이황과 기생 두향에 얽힌 이야기가 전한다. 조선 명종 때 단양군수로 부임한 이황이 두향의 청을 받아 당시 청풍 땅이던 이 봉우리를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고 청풍부사에게 요청했다는 내용이다.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황이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자를 새겨 단양의 관문으로 삼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빼어난 자연경관에 조선시대 인물 이야기가 더해지면서 옥순봉을 바라보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된다.
최근 여행에서는 산 자체뿐 아니라 청풍호를 함께 즐기는 방식도 주목할 만하다. 2021년 개통한 옥순봉 출렁다리를 이용하면 호수 위를 직접 걸으며 주변 산세를 바라볼 수 있다. 산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달리 수면 가까이에서 기암과 호수를 조망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배를 타고 바라보는 방법도 있다. 청풍호를 유람하면서 물가를 따라 솟은 석벽을 감상하면 육상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구도가 펼쳐진다. 산행과 출렁다리, 유람선 가운데 여행 일정과 체력에 맞춰 관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이곳의 장점이다.
직접 산에 오르는 코스도 비교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일반적으로 초보자도 도전할 수 있는 가벼운 산행지로 소개되며 왕복에는 약 2~3시간이 소요된다.

인접한 구담봉과 함께 하나의 산행 코스로 묶어 찾는 경우도 많다. 다만 실제 소요 시간은 개인의 체력과 이동 속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옥순봉은 높은 산을 정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여행지와는 성격이 다르다. 해발 286m의 봉우리에서 기암괴석과 호수 풍경을 만날 수 있고, 조선시대 설화와 국가 명승이라는 역사문화적 가치까지 함께 살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출렁다리와 유람선까지 선택지가 다양해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도 각자의 방식으로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무더위가 한풀 꺾이는 9월, 높이보다 풍경으로 기억되는 이색 명산을 찾아 가을 산행을 시작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