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으로 고통

“이곳에 오지 마세요!”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영합니다”라는 표지판 대신, 방문을 막으려는 메시지가 걸린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더군다나 주민들이 직접 길을 막고, 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바위까지 쌓아 올렸다면 말이다.
한적한 마을, 그림 같은 풍경, 전 세계에서 몰려드는 관광객. 이곳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조용한 휴양지였지만, 지금은 넘쳐나는 여행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낮에는 셀카를 찍으려는 인파로 북적이고, 밤이면 음악과 함성이 끊이지 않는다. 주민들에게는 일상이 사라진 지 오래다.

결국, 참다못한 사람들이 직접 행동에 나섰다. 더는 관광객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며 길을 막아버린 것이다.
여행객을 반기는 대신,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선 주민들. 그들이 이토록 분노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이곳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스페인 관광지 이비사섬 주민들 바위로 길 막아
“마을이 하루아침에 ‘출입 금지’ 지역이 된 사연”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이비사섬에서 주민들이 넘쳐나는 관광객을 막기 위해 도로를 바위로 봉쇄하는 일이 벌어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클럽과 파티 문화로 유명한 이비사섬에서 수천 명의 주민들이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에 항의하며 에스 베드라 전망대로 이어지는 길과 주차 공간을 돌로 막아버렸다.
이비사섬 서쪽에 위치한 작은 바위섬, 에스 베드라는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항상 붐비는 명소다.
이 지역에서는 결혼식, 기념행사, 사진 촬영뿐만 아니라 유명 DJ가 참여하는 파티도 수시로 열리지만, 이에 대한 별다른 규제는 없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끊임없이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인해 교통 혼잡과 소음,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특히, 일부 주민들은 집 앞을 드나드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라며 “우리 땅이 침범당하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 없어 직접 나섰다”라고 밝혔다.
한 주민은 “당국이 마련한 주차 공간이 제한돼 있어, 차량을 세울 곳이 없는 관광객들은 에스 베드라에서 사진을 찍지 말고 그냥 돌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 섬은 오랫동안 관광업계의 압력에 시달려왔다”며 “이제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지 당국은 주차장을 유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편,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에서는 과잉 관광으로 인한 주택난, 교통 체증, 환경오염 문제가 심화되면서 곳곳에서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는 지난해부터 도심 입장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영국에서도 관광세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주민들의 마음을 이해를 많이 합니다@ 쓰레기 봉투 지참 해야합니다
입장료를 받아서,수익금 대부분을 지역주민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