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숲길·암벽 풍경까지
실제 탐방객 많았던 코스 위주 선정

가을이면 흔히 단풍을 ‘보러’ 간다고 말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감각이 필요하다. 화려한 색감에 시선을 빼앗기기보다 그 속을 직접 ‘걷는’ 여행이 제안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이 직접 선정한 ‘가을철 걷기 좋은 국립공원 길’ 7곳은 단풍이 절정에 이른 지금, 길 위에서 계절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장소들이다.
이 길들은 단순히 풍경이 좋은 수준을 넘어, 보행자 중심의 탐방 동선, 계절 변화에 최적화된 식생, 안전한 탐방 환경 등이 고루 갖춰져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작년 가을철 탐방객 통계를 기반으로 실제 수요가 많았던 코스를 선정해, 보기만 좋은 길이 아닌 실제로 많이 찾는 길이라는 신뢰도까지 더해졌다.

수도권 인접 탐방로부터 깊은 산중 계곡길까지 다양한 지형을 아우르고 있어 개인의 체력이나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도 넓다.
10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단풍 하이라이트 기간, 지금 걷기 가장 좋은 국립공원 탐방길 7곳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가을철 걷기 좋은 국립공원 길 7곳
“안전·접근성 기준 통과한 탐방로 중심, 단풍 절정기 무료 개방 중”

국립공원공단은 지난 28일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중 가을철 걷기 좋은 길로 오대산 선재길, 설악산 비선대 계곡길, 내장산 자연사랑길, 북한산 도봉계곡길, 주왕산 주왕계곡길, 계룡산 수통골 행복탐방로, 변산반도 내소사 전나무숲길 등 총 7곳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 기준은 단풍 절정기 방문자 수, 노선의 안전성, 경사도, 보행 동선의 연속성, 식생 다양성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했다.
오대산 선재길은 평탄한 흙길과 울창한 숲이 이어지며 길 전체가 붉게 물든 단풍 터널로 변모하는 시기에는 국내 최고의 단풍 산책길 중 하나로 손꼽힌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 구간은 산세가 높지 않아 중장년층 탐방객들에게도 적합하다. 설악산 비선대 계곡길은 암반과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단풍과 암벽, 계곡물이 어우러져 설악다운 절경을 그대로 담고 있다.

특히 가을철 해 질 녘 붉은 단풍 사이로 흐르는 물줄기는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히는 구간이기도 하다.
내장산 자연사랑길은 단풍의 대명사라 불리는 내장산의 대표 탐방로로, 짧은 거리 안에 밀도 높은 단풍 군락을 감상할 수 있다. 절 입구에서부터 이어지는 단풍나무 군락은 매년 11월 초순이면 절정을 이루며 포토스폿으로도 유명하다.
북한산 도봉계곡길은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탐방지로, 도시 가까이에서 고즈넉한 계곡과 숲길을 함께 누릴 수 있어 주말 가족 나들이객이 특히 많다. 탐방로 전체가 비교적 완만해 고령자나 유아 동반 관람객의 이용도 많은 편이다.
경북 청송의 주왕산 주왕계곡길은 주왕암과 폭포들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 중심 탐방로다. 깊은 협곡 사이로 물이 흐르고, 단풍이 물들며 형성되는 수직적 풍경은 다른 국립공원 길과는 또 다른 인상을 남긴다.

계룡산 수통골 행복탐방로는 경사가 낮고 길이 잘 정비돼 있어 ‘국립공원 입문 코스’로도 추천되며 숲과 계곡이 동시에 어우러지는 가을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변산반도 내소사 전나무숲길은 단풍보다는 고요한 숲길 감성을 선호하는 탐방객에게 적합한 곳이다. 전나무가 늘어선 길 위로 가을 햇살이 스며들며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에 선정된 국립공원 탐방길 7곳은 모두 개별 입장료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국립공원 공식 탐방로로서 안전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운영시간은 국립공원별로 일출 직후부터 일몰 전까지로 설정되어 있으며 악천후나 야간 시간대에는 입산이 제한된다. 공식 주차장은 각 탐방지원센터 또는 탐방로 입구에 마련되어 있다.

단풍이 짧게 머무는 시기, 걷는 속도로 가을을 온전히 체감하고 싶다면 이들 국립공원 탐방로 7곳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