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만에 열린다

한라산은 늘 여행자의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곳이다.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오르는 이들에게 각기 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겨울 한라산은 설경이 장관을 이루지만, 때로는 혹독한 자연이 인간의 접근을 허락하지 않는다.
폭설과 강한 바람이 몰아치면, 길은 사라지고 정상은 고립된다. 하지만 결국 봄이 찾아오듯, 한라산 정상도 다시 열린다. 그리고 이제, 50일간의 긴 기다림 끝에 백록담이 등산객을 다시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1월 27일부터 출입이 통제됐던 한라산 백록담이 오는 17일부터 탐방객을 맞는다.

눈 쌓인 정상부는 여전히 겨울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지만, 등반객들의 발길이 다시 닿을 준비를 마쳤다.
다만, 남벽 분기점 구간 등 일부 코스는 여전히 위험 요소가 남아 있어 탐방객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제주특별자치도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1월 27일부터 통제되었던 한라산 백록담 정상 탐방을 오는 17일부터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방으로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를 통해 백록담을 오를 수 있게 됐다.
그간 한라산 정상은 폭설로 인해 접근이 불가능했다. 1월 중순부터 17일간 이어진 기록적인 강설로 백록담 일대의 누적 적설량이 2m30㎝에 달했고, 급경사 구간에는 거대한 설벽이 형성됐다.

이로 인해 등산객들의 안전을 고려해 탐방이 전면 통제됐었다.
재개방 당일인 17일 오전 9시 40분부터 성판악 진달래밭과 관음사 삼각봉에서 등반이 시작된다.
다만, 탐방객들은 반드시 아이젠, 스패치, 스틱 등 안전 장비를 착용해야 하며, 산악안전대가 동반해 탐방객들의 안전을 돕는다.
하지만 돈내코 코스의 남벽 분기점 구간은 여전히 급경사로 인한 미끄럼 사고 위험이 높아 추가적인 안전 점검이 이루어질 때까지 통제가 유지될 예정이다.

한라산 백록담은 겨울이 지나도 여전히 설경의 잔재를 품고 있다. 이번 개방이 이루어지면서 등산객들은 다시 한라산 정상을 밟고, 백록담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
자연이 허락한 이 기회를 놓치지 말고, 철저한 준비와 함께 한라산의 장엄한 풍경을 마주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