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추천 여행지

지금은 사람들이 산책을 즐기는 강변 숲이지만 처음 만들어진 목적은 휴양이 아니었다. 18세기 중반 강과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날리는 모래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해 약 1,500그루의 소나무를 심으면서 숲의 역사가 시작됐다.
26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현재도 후계목을 포함해 약 900그루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그중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노송도 남아 있다.
숲 앞으로는 강물과 넓은 백사장이 펼쳐져 짙은 소나무 숲과 흰 모래를 한 동선에서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주민들의 화전놀이 장소이자 물놀이 공간으로 이용됐고 오늘날에는 자연학습과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역할이 달라졌다.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가 없어 오래된 숲과 강변을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수백 년 된 소나무와 백사장, 강물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역사적인 방풍림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하동송림공원
“1745년 마을 지키려 심은 소나무가 지금도 900그루, 입장료 0원으로 걷는 260년 방풍림”

경상남도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에 자리한 하동송림공원은 섬진강과 백사장을 따라 형성된 소나무 숲이다. 일반적인 도시공원과 달리 언제, 어떤 목적으로 숲이 만들어졌는지가 분명하게 전해진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
숲의 시작은 조선 영조 21년인 1745년이다. 당시 도호부사 전천상은 광양만에서 불어오는 해풍과 섬진강에서 날아드는 모래바람으로부터 하동읍 일대를 보호하기 위해 소나무를 심었다. 처음 식재된 나무는 약 1,500그루에 달했다.
이후 자연적인 변화와 지속적인 관리를 거치면서 현재는 후계목을 포함해 약 900그루가 남아 있다. 숲에는 약 260년의 시간을 견뎌온 노송도 있어 오래된 나무의 형태를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다.
지금은 산책과 휴식을 위한 숲이지만 출발점은 주민들의 생활공간을 보호하기 위한 방풍림이었던 셈이다.

소나무 숲 앞으로 나오면 풍경은 크게 달라진다. 섬진강 물길과 넓은 백사장이 시야를 채우며 울창한 송림과 흰 모래, 강물이 한 공간에서 이어진다. 이 같은 경관 때문에 일대는 예부터 ‘백사청송’, ‘백사청죽’의 고장으로 불렸으며 시인과 묵객들이 찾아 풍경을 즐겼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송림은 오랫동안 주민들의 생활문화와도 가까웠다. 과거 아낙네들이 화전놀이를 즐기던 장소였으며, 송림 앞 백사장은 바닷물이 유입되면서 내륙에서도 물놀이를 할 수 있는 해수욕장 역할을 했다. 오늘날에는 자연학습장과 휴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지역 공동체의 전통도 이어진다. 정월 대보름에는 백사장에서 주민들의 소망을 담은 달집을 태우는 행사가 열리며 인접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화합의 공간으로 사용된다.
방풍을 위해 만든 숲이 세월을 지나 주민들의 놀이와 휴식, 지역 행사의 무대로 역할을 넓혀온 것이다.

산책 동선도 어렵지 않다. 숲속에서 오래된 소나무를 살펴본 뒤 강변 쪽으로 이동하면 넓은 백사장과 섬진강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울창한 숲길과 탁 트인 강변 풍경이 바로 맞닿아 있어 짧은 이동만으로 서로 다른 경관을 경험할 수 있다.
공원은 연중무휴로 개방되며 입장료는 무료다. 차량 주차도 가능해 별도의 입장 비용 없이 송림과 백사장, 강변을 차례로 둘러볼 수 있다.
1745년 마을을 지키기 위해 심은 소나무는 260년 넘게 자리를 지키며 이제 여행객이 쉬어가는 숲이 됐다. 선선한 가을날 화려한 시설보다 오래된 나무와 강변을 천천히 걷고 싶다면, 약 900그루의 소나무 아래에서 세월이 만든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