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말 단 2주, 단풍 아래 ‘공중에 뜬 사찰’ 볼 수 있는 국내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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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추천 여행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바위에 지어진 사찰이 있다. 산허리를 감싼 단풍이 불타오르면, 절벽 끝에 매달린 듯한 건물이 붉은 숲 위로 떠오른다. 처음엔 눈을 의심하게 된다.

어떻게 이런 곳에 건물을 세웠을까. 높이 20미터에 이르는 암벽 위, 절벽과 건축물이 한 몸처럼 맞닿은 곳. 그곳이 바로 오산 정상에 자리한 사성암이다.

가을이 깊어질수록 산 전체가 색을 바꾸고, 절벽에 지어진 약사전 위로 구례의 하늘이 끝없이 펼쳐진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는 10월 말이면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이어지는 돌계단길 곳곳이 붉고 노랗게 물든다.

사람들은 단풍보다도 바위와 하나 된 이 사찰의 형상에 감탄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지금 가을빛으로 물들기 시작한 이색 사찰, 사성암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오산 사성암

“도심 건물 없는 탁 트인 시야, 정식 문화재 지정된 힐링 코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전라남도 구례군 문척면 사성암길 303에 위치한 ‘오산 사성암’은 해발 531미터 오산 정상부에 자리 잡고 있다. 사찰의 시초는 백제 성왕 22년 고승 연기조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원래의 이름은 ‘오산암’이었으나, 의상대사와 원효대사, 도선국사, 진각선사 등 네 명의 고승이 수도한 곳으로 전해지며 ‘사성암’이라 불리게 됐다.

이후 오랜 세월 동안 지역의 불교 신앙 중심지로 기능해 왔으며 2014년 문화재청으로부터 명승 제111호로 지정됐다.

사성암의 대표적인 건축물은 약사전이다. 이 전각은 절벽의 바위를 그대로 이용해 지어진 독특한 구조로, 아래에서 바라보면 마치 암벽에 매달려 있는 듯한 형상을 띤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높이 약 20미터에 달하는 암벽에 지어진 약사전은 건물과 바위의 경계가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목조건물과는 달리 인공적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으며 자연을 해치지 않은 전통 건축의 미학을 그대로 보여준다.

약사전 내부에는 마애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전해지는 이야기로는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고 전해질 만큼 유래가 오래되었다.

불상의 조각은 정교하지 않지만, 그 투박한 선과 질감에서 오히려 수행의 흔적이 느껴진다. 수백 년 세월을 견디며 남은 이 불상은 예배의 대상이자 문화재로서의 가치를 함께 지닌다.

사찰까지 오르는 길은 산 중턱부터 시작된다. 돌계단과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며 성인 기준 약 20~30분 정도면 정상에 닿는다. 경사가 있는 구간도 있으나, 길이 정비되어 있어 천천히 오르면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오르는 동안 구례 지역의 풍경이 점차 시야에 들어오며 정상에 다다르면 건물 하나 없는 넓은 지형과 하늘이 맞닿은 듯한 장관이 펼쳐진다.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구례의 풍경은 ‘남도 10경’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탁월한 조망을 자랑한다.

사성암은 규모가 큰 사찰은 아니지만, 오르는 과정과 머무는 시간이 깊은 인상을 남긴다. 절벽 끝에 세워진 전각, 바위에 새겨진 불상, 고요한 산세가 한데 어우러져 종교 공간을 넘어 하나의 자연 예술품처럼 느껴진다.

특히 가을철에는 절벽 아래로 단풍이 드리워져 절 전체가 붉게 물드는 장관을 연출한다. 단풍의 절정 시기는 대체로 10월 말에서 11월 초로, 지금이 가장 보기 좋은 시기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구례군 ‘오산 사성암’)

사성암은 연중무휴 무료로 개방되며 오전 시간대에는 방문객이 비교적 적어 한적하게 관람할 수 있다. 가을빛이 절벽을 타고 번지는 지금, 자연과 건축이 하나 된 사찰뷰를 찾아 사성암으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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