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추천 여행지

붉은 벽돌과 뾰족하게 솟은 고딕 첨탑, 아치형 창문이 오래된 나무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는 성당이 있다.
지금의 건물은 1922년에 완공돼 한 세기가 넘는 시간을 지켜왔지만, 이곳의 천주교 역사는 그보다 앞선 1894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조세를 실은 조운선이 오가던 포구를 통해 선교사들이 전교를 시작하면서 첫 교회가 만들어졌고 이후 주변 여러 지역 본당의 모본당 역할을 담당했다. 박해 시대 순교자의 묘소까지 보존돼 있어 아름다운 서양식 건축물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이 공간의 가치를 설명하기 어렵다.
2005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에 선정됐으며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지로도 꾸준히 이름을 알려왔다.

경내에는 오랜 세월을 견딘 느티나무를 비롯한 수림이 형성돼 있어 아직 늦더위가 남아 있는 8월 말에도 건축과 자연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별도의 입장료가 없어 종교적 신념과 관계없이 역사와 건축에 관심이 있는 여행자라면 부담 없이 찾아볼 만하다.
여기에 성지박물관까지 함께 둘러보면 한 장소에서 근대 건축과 천주교 역사, 순교의 흔적까지 연결해 살펴볼 수 있다. 8월의 마지막 여행지로 기억해둘 만한 100년 넘은 붉은 벽돌 성당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공세리성당
“입장료는 0원인데 100년 넘은 고딕 성당이라니, 영화·드라마가 그냥 지나치지 못한 이색명소”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에 위치한 공세리성당은 아산만과 삽교천이 만나는 공세리 언덕 위에 자리한 천주교 대전교구 소속 본당이다.
이곳의 역사를 이해하려면 먼저 ‘공세리’라는 지역의 과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일대에는 과거 조운선을 통해 조세를 운반하던 공세곶고지가 있었다. 물자가 모이고 배가 드나들던 지리적 요충지였던 셈이다.
천주교 역시 이 포구를 통해 뿌리를 내렸다. 선교사들이 포구를 이용해 전교를 시작했고 1894년 첫 교회가 설립됐다. 현재의 성당 건물은 이후인 1922년에 완공됐다.
공세리성당은 충청남도에서 최초로 본당 지위를 부여받은 장소이기도 하다. 이후 공주와 안성, 온양, 둔포 본당의 모본당 역할을 하며 지역 천주교 확산 과정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박해 시대 순교자의 묘소도 함께 보존되고 있어 근대 천주교사를 살펴볼 수 있는 성지라는 의미가 더해진다.

건축물만 놓고 보더라도 눈길을 끈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에는 고딕 양식 특유의 뾰족한 첨탑과 아치형 창문이 적용돼 있다. 주변의 오래된 나무와 서양식 건축물이 한 화면 안에서 만나는 풍경은 다른 관광지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분위기를 만든다.
이러한 경관은 외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05년 한국관광공사 주관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당에 선정됐으며 이후에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지로 활용됐다.
지금도 촬영지로 꾸준히 알려져 있어 종교 여행뿐 아니라 근대 건축이나 촬영 명소를 찾아다니는 여행자에게도 관심을 받을 만하다.
경내에는 약 130평 규모의 본당 건물을 비롯해 사제관과 피정의 집, 회합실 등이 자리한다. 오랜 수령의 느티나무를 비롯한 다양한 수림이 건물을 둘러싸고 있어 성당 외관만 보고 돌아서기보다 경내를 천천히 걸어보는 편이 좋다.

8월 말에는 여전히 한낮의 더위가 남아 있는 만큼 오래된 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도 성당의 중요한 볼거리가 된다. 붉은 벽돌 건물과 짙은 녹음이 대비되면서 겨울이나 늦가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성당을 바라볼 수 있다.
함께 둘러볼 곳으로는 공세리성당 성지박물관이 있다. 성당 건축만 감상하고 돌아가기보다 박물관까지 연결하면 이 지역의 천주교 역사와 문화, 순교의 흔적을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공세리성당은 실제 종교 활동이 이뤄지는 본당이기도 하므로 방문 전 미사 시간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순례자 미사는 평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주일 미사는 토요일 오후 5시와 일요일 오전 6시, 오전 9시 30분, 오전 11시 30분에 열린다.
평일 저녁 미사는 화요일 오후 7시이며 성시간은 금요일 오후 7시에 진행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방문 일정이나 최신 운영 정보는 성당 홈페이지에서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입장료는 따로 없다. 별도의 관람 비용 없이 100년이 넘은 고딕 성당과 오래된 수목, 천주교 성지의 역사적 흔적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은 여행지로서 분명한 장점이다.
화려한 놀이시설도, 빠르게 소비해야 할 체험 프로그램도 없지만 이곳에서는 한 세기를 넘긴 붉은 벽돌 건물과 오래된 나무가 그 자체로 여행의 이유가 된다.
아직 짙은 녹음이 남아 있는 이번 8월 말,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탐냈던 오래된 언덕 위 풍경을 직접 만나러 공세리성당으로 떠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