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러 갔다가 역사 공부까지 하고 왔네요”… 350년 고목 숨은 무료 나들이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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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이범수 (아산시 공세리 성당)

한여름의 여행지는 화려한 체험시설이나 시원한 물놀이 공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130년 넘는 시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며 근대 건축과 종교사, 수백 년 된 나무가 한 공간에 겹쳐진 장소도 8월에 천천히 걸어볼 만한 선택지다.

1890년 설립돼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졌으며, 한 교구에서는 최초의 본당이라는 역사적 의미까지 품고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건물은 1922년 프랑스 출신 신부의 설계로 완공된 근대식 연와조 건축물로, 높은 첨탑과 붉은 벽돌이 고딕 양식 특유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경내에는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잃은 순교자 32위를 기리는 공간과 예수의 수난 과정을 따라 걷는 ‘십자가의 길’도 조성돼 있어 단순한 사진 명소와는 성격이 다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아산시 공세리 성당)

여기에 일부 수령이 350년을 넘는 것으로 알려진 보호수들이 성당 주변을 감싸고 있어 녹음이 짙은 여름에는 오래된 건축물과 고목이 한 풍경 안에 들어온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활용될 만큼 빼어난 경관을 갖췄지만 입장료와 주차비는 모두 무료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종교를 떠나 근대 건축과 한국 천주교의 역사, 오래된 숲길을 함께 만날 수 있는 8월 이색 여행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공세리성당

“입장료도 주차비도 0원인데 130년 역사가 기다린다, 350년 넘은 고목 아래 걷는 여름 성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아산시 공세리 성당)

충청남도 아산시 인주면 공세리성당길 10에 위치한 공세리성당은 1890년에 설립된 천주교 성당이다.

13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한국 천주교회에서 아홉 번째로 세워진 성당이자 천주교 대전교구 최초의 본당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충청남도 문화유산 기념물 제144호로 지정돼 있다.

현재 볼 수 있는 성당 건물은 1922년 완공됐다. 프랑스 출신 에밀 드비즈 신부가 설계했으며 근대식 연와조 방식으로 지어졌다. 고딕 양식을 보여주는 높은 첨탑과 붉은 벽돌 외관이 가장 먼저 시선을 끈다.

지나치게 화려한 장식보다는 절제된 건축미가 돋보이며 주변의 오래된 나무와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전국에서 아름다운 성당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아산시 공세리 성당)

그러나 이곳을 단순히 아름다운 건축물이나 사진 촬영지로만 바라보기에는 담긴 역사가 깊다. 공세리성당은 한국 천주교 순교 역사를 기억하는 성지이기도 하다.

신유박해가 있었던 1801년부터 병인박해가 발생한 1866년까지 신앙을 지키다 목숨을 바친 아산 지역 출신 순교자 32위를 모시고 있다.

이러한 역사 때문에 현재도 많은 천주교 신자가 순례를 목적으로 방문한다. 일반 여행객이라면 종교적인 의미를 넘어 조선 후기 천주교 박해와 근현대 종교사의 흔적을 살펴보는 역사문화 공간으로 접근해도 좋다.

경내에는 예수의 수난 과정을 형상화한 ‘십자가의 길’도 조성돼 있다. 신자들이 기도하며 걷는 순례 공간이지만 일반 방문객 역시 주변을 천천히 걸으며 둘러볼 수 있다. 화려한 놀이시설 대신 오래된 건축과 숲길을 조용히 감상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어울리는 동선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아산시 공세리 성당)

8월에는 성당 주변의 보호수도 눈여겨볼 만하다. 경내에는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일부는 수령이 350년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이면 잎이 무성해지면서 짙은 녹음이 형성되고, 붉은 벽돌로 지어진 성당과 오래된 나무가 선명한 색의 대비를 만든다.

이러한 풍경은 영상 작품에서도 여러 차례 활용됐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아이리스 2’를 비롯한 다양한 작품이 이곳에서 촬영됐다.

촬영지라는 사실만 보고 찾더라도 실제로는 100년 넘은 근대 건축과 수백 년 된 나무가 함께 만드는 공간의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성당 내 박물관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옛 사제관을 개보수해 만든 공간으로 천주교 박해 역사와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이며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성당 경내 산책과 함께 구성하면 이곳이 지닌 역사적 의미를 보다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아산시 공세리 성당)

의외의 생활사도 숨어 있다. 과거 이곳에 부임했던 에밀 드비즈 신부가 프랑스에서 배운 방식으로 고약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줬다고 전해진다.

당시 제조를 돕던 이명래가 그 방법을 전수받았고, 이것이 훗날 널리 알려진 ‘이명래 고약’의 시초가 됐다는 이야기가 남아 있다. 종교시설이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어떤 방식으로 관계를 맺었는지 보여주는 흥미로운 대목이다.

방문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적다. 공세리성당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주차비 역시 무료다. 성당과 보호수, 십자가의 길을 둘러보고 박물관까지 연결하면 별도의 화려한 관광시설 없이도 건축·역사·종교·자연을 한 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다.

130년 넘게 이어진 성당의 역사와 1922년 완공된 붉은 벽돌 건축물, 순교자 32위의 이야기와 수백 년 된 보호수가 같은 공간에 공존한다는 점은 쉽게 대체하기 어려운 매력이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이범수 (아산시 공세리 성당)

특히 녹음이 짙은 8월에는 붉은 성당과 오래된 나무가 만들어내는 풍경도 한층 선명해진다.

이번 8월, 북적이는 여름 관광지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다면 수백 년 된 나무 아래로 이어지는 오래된 성당길을 천천히 걸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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