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역사 활용한 축제 부활과 가칭 ‘밀락타운’ 조성이 제안된 식도락 도시

여행지의 맛을 기억하게 만드는 것은 유명 음식점 한 곳만이 아니다. 특정 음식이 도시의 역사와 연결되고 여러 식당과 축제, 체험 공간으로 확장될 때 음식 자체가 하나의 관광 목적이 된다.
실제 한 광역도시에서는 여행객의 55.9%가 여행 중 ‘맛집 체험’을, 47.1%가 ‘지역 음식 체험’을 즐긴 것으로 조사될 만큼 먹거리가 관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유명 빵집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지만 이 도시에는 그에 못지않게 오랜 시간 자리 잡은 또 하나의 음식 자원이 있다.
2023년 기준 관련 음식점이 727곳에 달하고 인구 1만명당 5.0개로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은 칼국수 가게다. 역사적으로 밀가루 유통이 많았던 배경까지 더해지면서 빵과 면을 하나의 관광 콘텐츠로 묶자는 제안도 나왔다.

사라졌던 축제를 되살리고 음식 테마파크까지 조성하자는 새로운 식도락 관광 구상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대전시 칼국수 여행
“빵만 먹고 돌아가긴 아깝다, 칼국수집 727곳 품은 도시가 꺼내든 미식 테마파크 구상”

대전의 식도락 관광을 한 단계 확장하기 위해 칼국수 축제를 부활시키고 음식 테마파크형 거점 시설을 조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전연구원 윤설민 연구위원은 최근 ‘대전의 식도락 관광 활성화 및 연계 방안’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배경에는 높은 음식 관광 수요가 있다. 지난해 대전관광공사의 대전관광 실태조사에서 여행 중 활동으로 ‘맛집 체험’을 꼽은 응답자는 55.9%, ‘지역 음식 체험’은 47.1%로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방문 장소에서도 성심당 본점이 18.7%로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 24.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그러나 대전의 음식 자원은 빵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2023년 기준 칼국수 가게는 727곳으로, 인구 1만명당 5.0개에 달해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많았다. 대전은 역사적으로 빵과 칼국수의 주재료인 밀가루 유통이 많았고 대전역을 중심으로 원도심에 베이커리와 칼국수 가게가 밀집돼 있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대전시는 그동안 ‘3대 30년 대전시 전통 인증맛집’을 선정하고 면 요리와 빵 맛집 정보를 담은 ‘누들이야기’, ‘빵 산책 in 대전’ 등을 발간해 음식 관광자원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해 국민여행조사 속성별 만족도에서는 관광여행 12위, 관광 숙박여행 10위, 관광 당일여행 13위로 하위권을 기록했다.
연구원은 부산의 돼지국밥 거리와 같은 단일 메뉴 특화 거리나 대구의 치킨 중심 체험시설과 비교해 대전에는 테마파크형 음식 관광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분석했다.
개항·중화 등 역사적 정체성을 활용해 닭강정 골목 등 특화 거리를 만든 인천, 김치타운과 세계김치문화축제를 결합한 광주의 사례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이미 성장한 축제를 확장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2024년과 2025년 가을 동구 소제동 카페거리와 대동천 일원에서 열린 빵 축제는 방문객이 14만명에서 16만8천명으로 늘었다. 매출은 6억6천만원에서 7억원, 참여 베이커리는 81곳에서 102곳으로 증가했다.
다만 행사가 이틀에 집중되면서 입장과 구매 등에 3시간 이상 걸리는 등 공간과 동선 혼잡이 발생했고, 콘텐츠가 구매와 이벤트에 집중돼 관광객을 도시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다.
국제와인EXPO 역시 부스 혼잡과 지역 특화 음식 연계 상품 부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실외형 빵축제와 실내형 국제와인EXPO를 연계해 시너지를 만드는 방안도 제안됐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폐지된 칼국수 축제를 다시 추진하고 대전 한밭야구장과 같은 유휴부지에 ‘밀락타운 대전’이라는 가칭의 식도락 관광 거점 시설을 만드는 구상도 포함됐다. 이는 현재 확정된 조성 사업이 아니라 연구보고서에서 제시된 제안이다.

빵집 한 곳을 찾아가는 여행을 넘어 빵과 칼국수, 와인과 축제를 하나의 동선으로 묶을 수 있다면 도시의 음식은 더욱 강력한 여행 목적이 될 수 있다.
칼국수 축제 부활과 미식 테마파크 구상이 현실화될지 지켜보며, 이번 가을에는 빵 너머에 숨어 있던 면의 도시까지 함께 발견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