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전 가야의 흔적”…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이색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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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추천 여행지
출처 :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말없이 솟아오른 언덕들이 있다. 산도 평지도 아닌 어딘가 애매한 높이에서 수천 년 시간을 버텨온 이곳은 겉으로 보기엔 단지 봉긋한 둔덕일 뿐이다. 하지만 땅 아래엔 옛 왕국의 권력이 잠들어 있다.

가야의 여러 나라 중에서도 비화가야, 그 지배층의 무덤이 지금의 경남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일대에 남아 있다. 이름도 생소한 ‘비화가야’는 기록이 거의 남지 않은 까닭에 이 고분군이 그 실체를 유일하게 증명해 주는 실물 자료다.

역사의 공백을 채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유적이지만 동시에 여름이면 초록빛 자연과 어우러져 풍경 자체로도 아름다워 관광지로서의 매력도 충분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것도 그런 복합적인 가치 덕분이다.

수풀에 덮여 있던 오래된 돌무더기들이 지금은 세계가 인정한 문화유산으로 보호받고 있는 셈이다.

출처 :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거대한 고분이 모여 있는 이 언덕들이 과연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어떤 의미로 오늘날까지 남게 되었는지, 7월의 추천 여행지로 ‘교동·송현동 고분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교동•송현동 고분군

“화왕산 아래 숨은 비화가야 지배층의 유산, 교동·송현동 고분군”

출처 :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교리 130-1과 송현리 20-1에 위치한 교동·송현동 고분군은 고대 비화가야의 중심 세력이 묻힌 유적지다. 이 일대는 해발 757미터인 화왕산의 북서쪽 자락에 자리해 지형적으로도 방어와 감시가 용이한 위치다.

그만큼 중요한 인물들이 묻혔다는 뜻이기도 하다. 현재까지 총 200여 기 이상의 고분이 확인되었으며, 이 중 일부는 직경이 20미터가 넘고 높이도 5미터 이상이다.

주로 5세기 전후로 만들어진 이 무덤들은 내부 구조나 출토 유물에서 신라와도 다른 독자적인 가야 양식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교동 고분군에서는 순장 흔적으로 추정되는 인골이 발견되기도 했다. 계층 간 위계와 사후 세계에 대한 믿음이 얼마나 강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고분의 분포 양상도 주목할 만하다. 교동 고분군은 비교적 넓은 구릉지에 무리를 지어 분포하며, 송현동 고분군은 그보다 소규모지만 역시 고지대에 자리해 있다.

출처 : 창녕군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이런 지형 배치는 고대 사회의 정치적 중심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동시에 의도적으로 권위와 위용을 드러내기 위한 설계로 볼 수 있다. 단순한 무덤이 아니라 일종의 권력 과시 공간이었던 셈이다.

현재 교동·송현동 고분군은 대한민국 사적 제514호로 지정되어 있고, 2023년에는 ‘가야고분군’이라는 이름으로 고령, 함안, 합천, 고성, 남원, 김해의 유적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무엇보다 이 고분군이 중요한 이유는 문헌만으로는 파악할 수 없는 가야의 문화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는 데 있다. 가야는 삼국에 비해 기록이 적어 오랫동안 ‘역사 속의 빈칸’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교동과 송현동 일대에서 출토된 토기, 철기, 장신구 등은 당시의 생활상과 기술 수준, 대외 교류 양상을 보여주는 귀중한 단서다. 유적 하나하나가 역사적 공백을 메우는 타임캡슐인 셈이다.

출처 : 창녕군 (교동고분군)

현재 고분군은 일반 관람이 가능하며 주변에는 탐방로와 안내 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다. 창녕군 관광안내소(055-530-1999)를 통해 자세한 정보와 해설 프로그램을 확인할 수 있다.

여름이면 초록 잔디 위로 낮게 드리운 고분의 곡선이 빛을 받아 한층 더 선명해진다. 흔한 관광지가 아닌, 한 왕국의 숨결이 살아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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