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라길래 별 기대 안 했는데”… 들어가 보니 박물관부터 한복체험까지 다 있는 힐링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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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강시몬 (김제 벽골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저수지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기록을 따라가면 무려 서기 33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거대한 수리시설이 등장한다.

단순히 물을 가둔 저수지가 아니라 대규모 제방과 수문을 조성해 농업용수를 조절했던 시설로, 고대 사회가 상당한 수준의 측량과 토목 기술을 갖추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유적이다.

현재도 약 3km에 이르는 둑이 남아 있어 당시 공사의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역사 유적만 둘러보고 끝나는 장소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농경문화박물관과 문학관, 미술관, 농경사주제관이 한 공간에 모여 있고 짚풀공예와 목공예, 한복체험까지 가능해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도 활용도가 높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강시몬 (김제 벽골제)

입장료가 무료인 데다 약 17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넓은 주차장까지 갖춰 여름철 가족 나들이의 비용과 이동 부담도 덜 수 있다.

이번 8월, 1600년 넘는 시간을 품은 고대 수리시설과 농경문화 체험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여행지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벽골제

“입장료 0원에 주차는 약 1700대, 1600년 전 저수지가 가족여행지로 변신한 뜻밖의 반전”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강시몬 (김제 벽골제)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부량면 벽골제로 442에 위치한 벽골제는 우리나라 최초의 저수지로 알려진 역사 유적이다.

현재 사적으로 지정돼 있으며 우리나라 고대 수리시설의 발전 과정과 당시 토목 기술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

축조 역사는 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흘해왕 21년인 330년에 처음 축조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당시 이 지역이 백제 영역이었다는 점 때문에 실제 축조 시기는 백제 제11대 비류왕 27년인 330년으로 보는 견해가 유력하다.

한 번 만들어지고 끝난 시설도 아니었다. 신라 원성왕 6년인 790년에 중수됐고 고려 시대를 거쳐 1143년에도 정비됐다. 조선 태종 15년인 1415년 다시 손을 봤으나 세종 2년인 1420년 큰 폭우가 발생하면서 상당 부분이 유실됐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강시몬 (김제 벽골제)

현재 현장에는 약 3km 길이의 둑이 남아 있다. 다만 처음 만들어졌던 모습이 온전히 보존된 것은 아니다. 1925년 동진토지개량조합이 이곳을 농업용 수로로 활용하면서 일부 구조가 변경됐다.

그럼에도 남아 있는 흔적만으로 당시 수리시설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크다.

고대 토목 기술의 수준을 구체적으로 확인한 계기는 1975년 진행된 발굴조사였다. 저수지 수량을 조절하던 수문 자리 2곳을 조사한 결과 고대에 이미 상당한 수준의 측량 기술과 대규모 토목 공사가 이뤄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우리나라 최초 저수지라는 상징성을 넘어 과학기술사적으로도 주목할 만한 이유다.

유적지 북쪽에서는 조선 시대 벽골제 중수를 기념해 세운 중수비도 볼 수 있다. 오랜 풍화로 비문 글씨 상당 부분이 마모됐지만 여러 시대에 걸쳐 이 시설이 관리되고 이용됐다는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로 남아 있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강시몬 (김제 벽골제)

아이들과 함께 찾는다면 유적만 보고 돌아갈 필요가 없다. 현장에는 농경문화박물관을 비롯해 아리랑문학관, 벽천미술관, 농경사주제관 등이 조성돼 있다.

역사와 농경문화는 물론 문학과 예술까지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어 가족 구성원의 관심사에 맞춰 관람 동선을 짜기 좋다.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도 마련돼 있다. 명인학당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짚풀공예는 5000원부터 1만2000원, 목공예는 2000원부터 4만원, 한복체험은 2000원부터 1만원의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다. 단순히 전시물을 바라보는 여행보다 아이들이 직접 만들고 입어보는 체험형 나들이를 원하는 가족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무엇보다 벽골제 자체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장도 약 17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마련돼 있어 자가용을 이용한 가족 단위 방문에도 편리하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전영호 (김제 벽골제)

현재 8월은 하절기 운영시간이 적용된다. 3월부터 10월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11월부터 2월까지는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하므로 방문 일정을 잡을 때 주의해야 한다.

1600년이 넘는 역사를 품은 저수지의 흔적을 걷고 박물관과 문학관을 둘러본 뒤 공예 체험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점은 일반적인 역사 유적과 확실히 다른 매력이다.

이번 8월, 입장료 부담 없이 고대 토목기술부터 농경문화와 가족 체험까지 하루에 엮어볼 수 있는 특별한 역사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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