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모시고 한번 다녀오면 정말 좋아하시겠네요”… 오랜 역사 무료로 만나는 도심 속 고찰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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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추천 여행지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이범수 (서울 봉은사)

초고층 빌딩이 빼곡한 도심 한가운데 1,200년이 넘는 시간을 이어온 사찰이 있다. 역사는 신라 원성왕 때인 79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처음에는 ‘견성사’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조선시대에는 왕릉을 수호하는 능침사찰이 됐고, 불교를 억제하던 시대에는 승려를 선발하는 승과가 운영되며 불교의 명맥을 잇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경내에는 조선 후기 최고의 명필 가운데 한 명인 추사 김정희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3일 전 남긴 마지막 글씨가 현판으로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높이 23m에 달하는 거대한 미륵대불이 자리해 천년고찰의 역사와 현대에 조성된 불교문화가 한 공간에서 공존한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이범수 (서울 봉은사)

숲과 사찰을 따라 천천히 걸을 수 있는 명상길도 있어 짙은 녹음이 이어지는 8월에는 번화한 도심과 전혀 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문화유산을 품은 사찰을 별도의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역에서도 바로 접근할 수 있어 자동차 없이 찾아가기에도 부담이 적다.

빌딩숲 한가운데서 신라부터 조선, 현대까지 이어지는 시간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천년고찰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봉은사

“빌딩숲 한가운데 1,200년 넘은 절이 있다고?” 23m 미륵대불까지 무료로 만나는 천년고찰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이범수 (서울 봉은사)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한 봉은사는 대한불교조계종을 대표하는 천년고찰이다. 주변의 현대적인 도시 풍경과 대조되는 역사적 공간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산중 사찰과는 다른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봉은사의 역사는 794년 시작됐다. 신라 원성왕 10년 고승 연회국사가 ‘견성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것이 시초다. 이후 조선 성종의 능인 선릉과 인연을 맺으며 사찰의 역사에도 중요한 변화가 찾아왔다.

1498년 선릉을 수호하는 능침사찰이 되면서 현재의 봉은사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봉은이라는 명칭에는 ‘은혜를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조선 불교사를 살펴보는 장소로서의 가치도 크다. 명종 시기 문정왕후의 지원 아래 승과 제도가 부활했으며 승려를 선발하는 승과평이 이곳에서 운영됐다. 이를 통해 서산대사와 사명대사 등 한국 불교사를 대표하는 고승들이 배출됐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임태원 (서울 봉은사)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가 위축됐던 조선시대에 불교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심지 가운데 하나였다는 점에서 봉은사의 역사는 단순히 오래됐다는 표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경내에 들어서면 여러 전각과 문화유산을 차례로 만날 수 있다. 그중 눈여겨볼 곳이 봉은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꼽히는 판전이다.

판전에는 특별한 현판 하나가 걸려 있다. 조선 후기의 명필 추사 김정희가 세상을 떠나기 불과 3일 전에 남긴 마지막 글씨인 ‘판전’ 현판이다. 한 서예가의 생애 마지막 작품을 실제 사찰 건축과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다.

천년의 역사와 대조되는 현대적인 상징물도 있다. 높이 23m 규모의 미륵대불이다. 1996년 완공된 거대한 불상으로 현재 봉은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서울 봉은사)

높이가 20m를 훌쩍 넘기 때문에 경내에서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많은 방문객이 미륵대불 앞에서 소원 성취를 기원하며 사찰을 찾는다. 오래된 전각과 거대한 불상을 차례로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봉은사의 서로 다른 시대를 비교해볼 수 있다.

8월에는 경내와 주변에 조성된 산책 공간도 함께 걸어볼 만하다. 이른바 도심 속 명상길로 불리는 공간에서는 나무가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천천히 걸을 수 있다.

초고층 건물과 차량이 오가는 번화가에서 가까운 곳임에도 사찰 안으로 들어서면 전각과 숲이 어우러진 풍경으로 분위기가 달라진다. 짙어진 여름 녹음 아래를 걸으며 문화유산 관람과 산책을 하나의 일정으로 묶을 수 있다.

이용 부담도 크지 않다. 봉은사는 무료로 상시 개방돼 별도의 입장료 없이 경내를 둘러볼 수 있다. 대중교통 접근성 역시 뛰어나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임태원 (서울 봉은사)

지하철 9호선 봉은사역 1번 출구와 바로 연결돼 있으며 2호선 삼성역과 7호선 청담역에서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도심 여행 도중 자동차 없이 방문하기 좋은 조건이다.

차량 이용객을 위한 주차장도 마련돼 있다. 최초 30분은 무료이며 이후 1시간까지 3,000원이다. 1시간을 초과하면 10분당 500원의 요금이 추가로 부과된다.

단순 관람을 넘어 불교문화를 경험하고 싶다면 템플스테이도 살펴볼 만하다. 봉은사에서는 사찰 음식 체험과 전통 불교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하고 있다.

봉은사는 신라시대 창건부터 조선의 승과 제도, 추사 김정희의 마지막 글씨, 현대의 23m 미륵대불까지 서로 다른 시대의 이야기가 한곳에 겹쳐 있는 공간이다. 주변의 현대적인 도시 풍경까지 더해지면서 산속 고찰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강렬한 대비도 만들어낸다.

출처 : 한국관광공사, 촬영 최인석 (서울 봉은사)

멀리 산속으로 들어가야만 천년고찰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 8월에는 빌딩숲에서 몇 걸음 벗어나 1,200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켜온 사찰을 천천히 걸으며 도심 속에 겹겹이 쌓인 시간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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