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년 배롱나무가 지금 활짝”… 올여름 놓치면 후회할 붉은 꽃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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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절정, 붉은 꽃의 향연
역사와 자연이 만난 정적의 시간
사진가들이 찾는 숨은 여름 명소
출처: 정읍시 (서현사지 배롱나무)

붉은 꽃잎이 여름 햇살 아래 흩날리며 돌담과 팔작지붕을 물들인다. 전북 정읍시 태인면의 서현사지는 지금 배롱나무꽃이 절정을 맞이하며, 고요한 유적지에 한여름의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선명한 꽃송이들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처럼 방문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성 작은 키의 나무로, 꽃이 한 번에 피었다 지지 않고 여러 날에 걸쳐 순차적으로 피어 장기간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백일 동안 붉다’는 의미로 백일홍나무, 목백일홍이라고도 부르며, 백일홍이 변해 배롱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출처: 정읍시 (서현사지 배롱나무)

여름이면 가지마다 꽃이 무리지어 피어, 정적이 흐르는 유적과 어우러져 한층 더 화사한 분위기를 만든다.

서현사지는 조선 순조 19년인 1819년, 임진왜란 당시 26세의 젊은 나이에 순절한 참의 박문효를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그는 선조의 의주 피난길을 함께하며 충절을 다했으나, 이듬해 개성에서 왜군과 맞서 싸우다 전사했다. 남편의 전사를 전해 들은 부인 송씨는 남편을 따라 목숨을 끊어 애절한 부부의 이야기를 남겼다.

비록 사당은 고종 5년(1868)의 서원 철폐령으로 사라졌지만, 부인 송씨를 기리는 정려와 1914년에 세워진 유허비가 남아 과거의 숨결을 전한다.

1984년에는 팔작지붕을 얹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사당이 복원돼 역사적 공간의 맥을 잇고 있다.

계절이 만든 풍경, 사진가들의 여름 명소

서현사지를 감싸는 배롱나무는 2008년 보호수로 지정된 200년 수령의 고목으로, 7~8월이면 붉은 꽃과 짙푸른 잎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출처: 정읍시 (서현사지 배롱나무)

특히 새벽녘과 해 질 무렵에는 빛과 그림자가 교차해, 풍경 사진가들이 탐내는 장면을 만들어낸다.

꽃잎은 바람에 흔들리며 돌담 위로 천천히 내려앉고, 햇살이 스며든 한옥 지붕선과 어우러져 여름만의 운치를 자아낸다.

이곳은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제48호로 지정돼 있으며, 아직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적하고 고요한 시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방문객은 배롱나무 아래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꽃잎이 흩날리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여행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마치 과거와 현재가 맞닿아 있는 듯한 풍경은 사진 속에서도 고스란히 살아난다.

출처: 정읍시 (서현사지 배롱나무)

정읍시는 “서현사지는 단순히 역사적 의미를 가진 유적지가 아니라, 여름 배롱나무꽃과 어우러진 정적인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찾는 이들이 꽃과 유적을 함께 감상하며 마음의 여유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올여름 정읍 서현사지를 찾는다면 붉게 만개한 배롱나무꽃 아래에서 사진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계절이 남긴 색채와 역사의 이야기가 겹쳐지는 이 특별한 공간은 여행자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머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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