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취산, 지금이 가장 아름답다

해발 510m, 그리 높지 않은 여수 영취산이 매년 봄이면 가장 먼저 뜨겁게 피어오른다. 여수시 상암동과 삼일동에 걸쳐 자리한 이 산은 진달래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경남 창녕 화왕산, 마산 무학산과 함께 ‘전국 3대 진달래 군락지’로 꼽히며, 특히 영취산은 진달래 개화 시기가 가장 빠른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 주, 이곳에서는 만개한 진달래는 물론 벚꽃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어 두 가지 봄꽃을 한 번에 즐기기 좋은 시기다.

영취산의 진달래 군락은 약 33만㎡의 드넓은 면적에 걸쳐 형성돼 있으며, 30~40년생 진달래 수만 그루가 붉은 물결처럼 산을 덮고 있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로 오르기에도 부담이 없고, 왕복 4시간 정도면 충분히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진달래를 가장 아름답게 감상할 수 있는 코스는 상암초등학교를 출발해 450m 봉을 지나 정상에 올랐다가 진래봉을 거쳐 흥국사로 내려서는 코스다.
특히 450m 봉에서 정상으로 오르는 구간은 진달래가 가장 짙고 고운 빛으로 피어나니 절대 놓치지 말자.

영취산의 이름은 석가모니가 최후로 설법을 했던 인도 ‘영취산(靈鷲山)’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실제로 산속에는 고려시대에 창건된 고찰 흥국사가 자리하고 있어 불교적 의미도 함께 품고 있다.
흥국사는 ‘나라가 흥하면 절이 흥하고, 절이 흥하면 나라도 흥한다’는 의미에서 이름이 붙었으며, 절 입구의 붉은 다리 홍교를 비롯해 대웅전과 다양한 불상 및 탱화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어 둘러볼 가치가 충분하다.
흥국사 뒤편에서 영취봉과 진달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또한 진달래 군락의 백미다.

초입에서부터 연분홍빛 꽃길이 이어지고, 길 끝에 다다르면 벚꽃이 흩날리는 이중의 봄 풍경이 펼쳐진다. 봄날의 등산이 단순한 운동을 넘어 한 편의 풍경화 속을 걷는 기분이 드는 이유다.
지금 이 순간, 여수 영취산은 진달래와 벚꽃이 어깨를 나란히 한 봄의 절정을 맞이하고 있다.
자연이 만든 극적인 조화를 보고 싶다면, 이번 주말이 그 절호의 기회다.
영취산 일욜 벚꽃도 진달래도 활짝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