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추천 여행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처음부터 만든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시작된 정원이 있다. 그 역사는 197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을 설립한 뒤 그곳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자연 가까이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수목을 심고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다. 그렇게 반세기가 넘는 시간이 흐르면서 작은 정원은 메타세쿼이아와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 다양한 나무가 자라는 숲으로 변했다.
현재 등록된 수목만 17종 1,416주에 이르며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메타세쿼이아가 울타리처럼 이어지는 길은 이곳을 상징하는 풍경이 됐다.
오랫동안 시설 안에서 가꿔온 숲을 시민들과 나누기 위해 2021년 민간정원으로 등록하고 정비사업을 거쳐 일반 방문객에게 문을 열었다는 과정도 특별하다.

더욱 반가운 점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쌓인 정원을 별도의 입장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짙어진 녹음 아래에서 천천히 걷고 싶은 8월, 반세기 넘게 가꿔온 숲을 무료로 만날 수 있는 이색 정원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아가페정원
“50년 넘게 가꾼 정원을 무료로 연다고?” 1,416주 나무 사이를 걷는 여름 숲길

전북특별자치도에 자리한 아가페정원은 제4호 민간정원으로 등록된 자연 친화형 정원이다. 일반적인 관광용 정원과 달리 노인복지시설과 함께 조성됐다는 독특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정원의 시작은 1970년이다. 고(故) 서정수 신부가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을 설립한 뒤 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이 자연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수목 정원을 조성했다.
처음부터 유명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는 목적에서 시작한 공간이 아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사람을 위해 나무를 심고 오랜 시간 가꾸었던 공간이 수십 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오늘날 시민들이 찾아오는 정원으로 성장했다.
오랫동안 가꿔온 숲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누기 위한 변화도 이어졌다. 2021년 3월 민간정원으로 등록됐으며 이후 정비사업을 거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시민 쉼터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현재는 전북특별자치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지역을 대표하는 산책 명소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정원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오랜 시간 성장한 수목이다. 등록된 나무는 메타세쿼이아와 섬잣나무, 공작단풍 등을 포함해 모두 17종 1,416주에 달한다.
그중에서도 아가페정원을 상징하는 풍경은 메타세쿼이아 산책길이다. 높게 성장한 나무들이 길 양쪽을 따라 울타리처럼 이어지면서 숲 안쪽으로 시선을 이끈다.
수십 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 나무의 성장을 짧은 산책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만 만나는 것도 아니다. 향나무와 소나무, 오엽송, 공작단풍, 백일홍 등 다양한 관상수가 이어진다. 여러 종류의 나무가 한 공간에서 서로 다른 형태와 색감을 보여주기 때문에 하나의 수종으로 구성된 가로수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계절에 따라 정원을 채우는 식물도 달라진다. 봄에는 수선화와 튤립, 목련이 차례로 정원을 장식하고 양귀비도 계절의 변화를 더한다. 여러 수목과 꽃이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한 번 방문하고 끝나는 정원보다는 시기를 달리해 다시 찾아볼 만한 공간에 가깝다.
8월에는 여름을 지나며 짙어진 수목의 녹음을 중심으로 정원을 둘러볼 수 있다. 특히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한 키 큰 나무 사이를 걷는 산책은 화려한 놀이시설이나 체험보다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여행객에게 잘 어울린다.
이용시간은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하절기에 해당하는 3월부터 10월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며 입장은 오후 4시에 마감한다. 따라서 8월 방문을 계획한다면 오후 4시 이전에 입장해야 한다.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동절기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고 오후 3시에 입장을 마감한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므로 방문 날짜를 정할 때 함께 확인해야 한다.

입장료는 무료다. 수십 년에 걸쳐 성장한 17종 1,416주의 수목과 정원을 별도의 관람료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주차장도 마련돼 있어 차량을 이용하는 방문객이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주말과 공휴일 방문객이라면 반드시 기억해야 할 조건이 있다. 주말과 공휴일에는 방문일을 기준으로 2주 전에 사전예약을 해야 입장할 수 있다.
무작정 현장을 찾기보다 미리 일정을 정하고 예약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부 이용사항은 방문 전 아가페정원에 문의해 확인하는 편이 좋다.
아가페정원의 가치는 정원의 규모나 화려한 시설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1970년 어르신들의 건강한 노후를 위해 심기 시작한 나무들이 반세기를 넘어 성장했고, 그 숲을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했다는 시간이 이곳의 가장 큰 이야기가 된다.

누군가를 위해 심었던 나무 아래를 이제는 누구나 무료로 걸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정원을 찾아갈 이유는 충분하다.
이번 8월에는 17종 1,416주의 나무 사이를 천천히 걸으며 50년 넘게 사람과 함께 성장해온 숲의 시간을 만나보자.














